(사진=플리커/자료사진)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선의 잇따른 조난 사고에 대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긴급 회동을 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히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룩셈부르크에서 EU 28개 회원국 외무장관과 내무장관들이 특별 합동회의를 열어 최근 연이어 발생한 지중해 난민선 조난 사고에 대한 수색 및 구조작전과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애초 외무장관 회의만 예정돼 있었지만, 지난 19일 950명의 난민을 태운 난민선이 침몰해 구조된 27명을 제외하고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내무장관들도 긴급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아침 회의를 주재한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대표는 "오늘 회의가 유럽인의 양심에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며 "난민 참사를 막는 것은 EU의 도덕적 의무"라고 밝혔다.
EU는 이날 회의에서 모두 10가지의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트리톤(Triton)'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리고 활동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트리톤은 EU 국경관리기관 프론텍스가 담당하는 난민 구조작적이다. 지난해까지 이탈리아 정부가 EU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펼쳐온 난민 구조작전 '마레 노스트룸'(우리의 바다)이 자금 부족 등의 이유로 폐지되고 트리톤이 그 역할을 담당해왔으나, 충분한 수색 및 구조활동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또 난민들의 망명 신청을 합동으로 처리하고, 난민들의 지문채취, 난민 정착 프로그램 개설 등도 10개 행동계획에 포함됐다.
특히 난민들의 주요 출발 거점인 리비아의 내전 사태에 대한 해결 방안도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난민들이 주로 몰리는 이탈리아나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은 리비아에 EU 병력을 파견하고 휴전 감시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나머지 국가들이 전투 병력 파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파병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열린 EU 정상회의에서도 리비아에 병력을 파견하는 방안이 검토된 적이 있지만, 결국 평화유지활동 참여 원칙만 합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