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3일 "올무에 걸렸을 때는 차분하게 올무를 풀 그런 방안을 마련하고 대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이날 출근길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힌 뒤 "그 올무가 정치적 올무일 수도 있고 사법적인 올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무에 걸린 짐승이 빠져 나가려고 몸부림을 치면 올무가 더 옥죄어 든다. 올무에 얽혔다고 해서 흥분을 하고 자제심을 잃으면 그 올무는 더 옥죄어 든다"면서 "내가 평소와 달리 이 사건을 차분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이번 의혹 해소를 위한 자신의 태도를 설명했다.
홍 지사는 "제 말 하나 하나가 나중에 수사에서 전부 증거로 채택된다"면서 "(이 때문에)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 일일이 말씀을 드리지 못함을 기자들이 양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어차피 수사가 진행됐는데…아침마다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그렇게(출근길 취재) 해도 개별 사안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 측근이 검찰에서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그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잖아. 처음 나왔을 때도 그런 얘기를 했다고…"라며 이전에 수차례 밝힌 '전면 또는 강력 부인'의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홍 지사는 지난 21일 출근길에서도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올무'를 언급했다.
그는 당시 "지금 내가 성완종 리스트란 올무에 얽혀 있다. (내가) 왜 이런 올무에 얽히게 됐는지 그것을 다시 한번 검토해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년 전에 처음 정치할 때 선거법 위반이란 올무를 한 번 뒤집어쓴 적 있다"며 "정치판에는 곳곳에 올무가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