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수도권 3곳을 모두 박빙의 승부처로 분류하는 등 4.29재보궐선거의 판세는 막판까지 좀처럼 가늠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야당 '안방'인 광주 서구을 역시 '조직력'과 '인물론'으로 야권 후보끼리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 수도권 안개 속 판세…여전한 성완종 변수
수도권 선거지역의 민심을 얻기 위해 여야는 '성완종 프레임'을 놓고 거세게 맞붙었다. 막판 프레임 싸움에서의 승패가 투표율과 지지자 결집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 판단에서다.
여당은 자세를 낮추며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는데 집중했다. 여당 지지자들의 이탈과 투표 불참 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6일 "성완종 사건이 국민 여러분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하고 실망을 끼쳐 당 대표로서 100번이라도 여러분께 사과한다"면서 "검찰수사 진행과정 중에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사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이석기(옛 통합진보당 의원)가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인데도 불과 5개월 만에 가석방되고, 또 왜 2년 만에 특별복권 됐는지 저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참여정부 때의 특별복권 문제를 거론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이어 이 전 의원을 매개로 역공을 취한 것이다. 이는 보수 지지층 결집을 노린 발언이다.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권 심판론'을 통해 지지자들의 투표율을 끌어 올리려는 전략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박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사과 뿐만 아니라,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박근혜 정권 최고 실세들의 부정부패 사건에는 박 대통령 대선 캠프의 경선 자금, 대선 자금 등이 포함돼 있다"고 날을 세웠다.
여권 실세들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예고하자, 고삐를 더욱 세게 쥐며 압박한 것이다.
야당은 휘발성 강한 대선 자금 문제를 고리로 판세를 유리한 방향으로 흔들겠다는 복안이다.
27일 해외 순방을 마친 박 대통령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 따라 판세에도 미묘한 진동이 일 수 있다.
◇ 관악을 정동영 득표율 변수…광주는 조직력 vs 인물론야당의 텃밭이었지만 수성이 쉽지 않게 된 서울 관악을은 국민모임 측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승패를 가를 최대 변수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과거 선거 결과에서 여권과 야권에 대한 지지율이 크게 '40 대 60'으로 갈린 점을 보면 정 후보가 20% 이상을 획득할 경우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가져갈 수 있는 몫이 오 후보의 지지율을 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정 후보 측은 기존 여론조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실제 득표율은 다를 것"이라는 입장이다.
광주 서구을은 문재인 대표가 1박 2일 일정으로 '공'을 들일 만큼 야당에게 만만치 않은 지역이 됐다. 이 곳에서는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와 무소속 천정배 후보 간의 '조직력'과 '인물론'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조원씨앤아이 김대진 대표는 "광주는 새정치연합에게 유리한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이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인물론에서 천 후보가 앞서는 데 이를 조직력으로 얼마나 만회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여야 지지층이 지역별로 뚜렷한 인천 서구.강화을은 어느 곳의 투표율이 높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강화는 여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이 많고 검단신도시는 야당을 지지하는 젊은 층이 많다. {RELNEWS:right}
이곳 역시 1여(안상수 후보) 대 2야(새정치연합 신동근 후보·정의당 박종현 후보) 구도인 점은 여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성남 중원은 초반 앞섰던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를 뒤쫓는 새정치연합 정환석 후보의 추격전이 얼마나 파괴력을 보일 지가 승패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