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는 교체될 때 왜 헐크가 됐나

이승우 (사진 제공/대한축구협회)

"점수를 주자면 4-5점 밖에 활약하지 못한 것 같아요"

29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수원 JS컵 18세 이하(U-18) 국제청소년 축구대회 우루과이와의 1차전을 통해 국내 축구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 이승우(17).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 소속이자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천재 유망주'에 대한 관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뜨거웠다. 그러나 정작 이승우는 국내에서의 첫 경기가 아쉽기만 하다.

이승우는 "국내 팬들 앞에서 처음 뛰었는데 기쁘다. 많은 골을 못 넣어 아쉽고 더 재미있는 축구를 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자신의 플레이에 점수를 매겨달라는 취재진에 부탁에는 "4-5점 밖에 활약하지 못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승우는 국내 첫 경기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남다른 각오로 경기에 나선 것 같았다. 목표도 컸던 것 같다. 골을 못 넣어 아쉬운 것이 아니라 '많은' 골을 못 넣어 아쉬웠다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승우는 골을 넣지 못했다. 볼 터치 자체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볼을 만질 때마다 수원이 들썩였다. 두 차례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특히 전반 36분 수비수 2명을 순식간에 제쳐 문전까지 침투하는 드리블 능력은 압권이었다.

이승우는 후반 18분 강지훈과 교체됐다. 그런데 이승우는 교체되어 나갈 때 불만족스럽다는 표정과 손 동작을 보였다. 불만이 가득한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이에 대해 이승우는 "시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서 아쉬웠고 나 자신에게 실망스러워서 나가면서 좀 안 좋았던 것이지 악감정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볼 터치나 마지막 결정력이라든가 모든 면에서 조금씩 아쉬웠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악감정'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지만 어쨌든 이승우는 자신이 더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화가 난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그만큼 국내 첫 경기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던 모양이다.

JS컵은 아직 2경기가 더 남아있다. 5월1일 벨기에전, 5월3일 프랑스전이 각각 열린다.

안익수 대표팀 감독은 "이동준(골 기록)과 임민혁(도움 기록)은 러시아 초청대회에 같이 갔던 선수들이다.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과 컨디션은 아무래도 이승우보다 원활할 것이다. 현재는 팀 워크를 이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첫 경기에 대한 아쉬움과 자신에 대한 불만, 실전을 통해 서서히 나아질 조직력이 더해지면 이승우가 남은 2경기에서 어떠한 '몬스터급' 활약을 펼칠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이승우는 "(축구 팬 분들이) 저한테 많은 기대감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부담감은 없다. 보답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