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리는 정책조정회의에 앞서 4.29재보선 결과와 관련 입장발표을 하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윤창원기자
새정치연합은 30일 '0점'짜리 선거성적표를 받아들고 하루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다수 의원들은 벌써부터 내년 총선과 관련해 '한 걱정'을 하고 있다.
전패 하루 뒤인 30일 새정치연합은 뒤숭숭했다. 문재인 대표가 아침 회의에서 선거패배에 대해 사과를 했고 뒤이어 여의도 한 호텔에서 최고위원들이 회동해 선거 후폭풍 수습대책을 놓고 머리를 맞댔으나 엇박자를 노출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혀 문재인 대표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해 주승용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좀 (선거결과를) 무겁게 해야되지 않겠나, 약하지 않느냐 그런 차원에서…"라며 문 대표의 입장표명이 부족했음을 지적했다.
국회 본회의 직전에는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 대표에게 회동을 요청해 만남이 이뤄졌고, 의원총회에서도 당의 패인과 수습대책을 놓고 의원들이 난상토론을 벌였지만 뾰족한 대책을 찾지는 못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선거마다 번번이 패배해온 것이 이번에도 반복됐지만 이번에는 당내에서 느끼는 위기감이 여느때와 사뭇 다르다. 2016년 20대 총선거와 2017년 대통령선거로 이어지는 당의 운명을 결정지을 굵직한 선거들이 대기중이고 이번 결과를 놓고 볼때 그 전망이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선거에 민감한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내놓는 위기진단도 하나 같이 선거승리에 대한 불확실성과 맞닿아 있다.
문재인 대표의 당내 라이벌인 박지원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이 총선인데 1년도 안 남았는데 수도권과 중부권 의원들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의원들이) 불안하게 느끼고 있다"고 미래를 어둡게 봤다.
주승용 최고위원 역시 "민심을 좀 겸허하게 수용하고 뭔가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선거에서 힘들다고 느낀다. 이번 결과는 지역민들의 뜻이 무엇인가를 잘 파악해서 당이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NEWS:right}
새정치연합 한 당직자는 "때마다 선거에 지는 현재의 패튼이 굳어지면 내년 총선은 물론 대선도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당내에 걱정이 있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당내의 20대 총선 걱정은 현 체제로 20대 총선을 무난히 치러낼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회의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표의 대선후보지지율이 현재까지 1위로 높긴 하지만 막상 현실 선거에서는 힘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은데 대한 불안감이다.
문 대표를 비롯한 당 주류에서는 당의 재보선 패배 여파를 가라앉혀 당이 외형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연출하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마음 속의 걱정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이런 점에서 새정치연합 선거패배의 여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