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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중국서 입지 '흔들'…샌드위치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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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현대차, 중국서 입지 '흔들'…샌드위치 신세

    • 2015-05-03 09:54

    저가 공세 중국업체 추격 부담…"혁신·원가절감" 숙제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 대표기업이 선진 업체와 중국 후발업체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중국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쌍두마차'인 두 기업이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위기가 한국 경제 전반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삼성전자, 애플-중국업체 사이 '샌드위치'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분기부터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집계에서 삼성은 2011년 이후 내내 수위를 차지했지만, 작년 3분기 중국의 샤오미에 1등 자리를 내줬다.

    분기마다 삼성의 순위는 한 단계씩 내려가 지난해 4분기에는 애플에, 올해 1분기에는 화웨이에 밀렸다.

    애플과 샤오미 등 중국업체의 약진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주요 업체 중 유일하게 감소한 업체로 꼽혔다.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의 반격에 고전했고 중저가 시장에선 중국업체들의 협공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할 카드로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갤럭시S6 시리즈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증권가를 중심으로 갤럭시S6 출시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실적이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는 하다.

    다만 일부에선 갤럭시S6의 실판매량이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삼성전자의 '부활'을 얘기하기 아직 이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일부에서 거론하는 갤럭시S6 실판매 부진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다"며 "출시 당시 흘러나왔던 5천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지만, 앞으로의 실판매량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현대차 '저가 공세' 중국업체 거센 추격

    현대차그룹은 눈부신 성장으로 세계 5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이제 경쟁업체를 추월하는 것보다 후발업체의 추격을 신경을 써야 할 처지에 놓였다.

    중국시장의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중국 현지업체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에서 저가를 무기로 한 현지 업체들의 공세는 현대차그룹에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1분기 중국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량은 1년 전보다 줄었고 기아차의 시장 점유율도 감소한 상태다.

    중국 시장에서는 현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업체들이 시장을 서서히 잠식해 나가는 모습이다. 2년 전만 해도 중국 SUV 시장에서 상위 10위에 든 중국 업체는 1곳에 불과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8곳까지 늘어났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저가 SUV를 출시하는 현지 브랜드들의 성장이 두드러져 합자 브랜드사의 판촉 경쟁이 좀 더 격화된 상황"이라며 "가격 인하 압력이 높아지는 단기적인 추세에 대해서는 인센티브 전략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지난 2월 신차 구매 고객에 가격을 할인해줬다. 미국, 일본 등 경쟁업체들도 가격 인하에 동참해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은 한층 심해질 전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2017년 4·5공장 가동에 앞서 중국시장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중국형 모델 확대와 신기술 조기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 제조업 전반 위기감 고조…"혁신성·원가절감" 숙제로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다."

    2007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내놓은 '샌드위치' 위기론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한국 경제의 앞날에 먹구름이 꼈다.

    국내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기술력을 갖춘 경쟁업체와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후발업체 사이에 끼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 두 그룹의 매출액을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보면 30%를 넘는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휘청거리면 한국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라 두 기업의 성패가 더욱 중요하다.

    마지막 보루였던 스마트폰 산업의 위기로 한국의 주력 제조업 전체가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 10대 수출품목을 8개 산업으로 재구성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철강·정유(2003년), 석유화학(2004년), 자동차·조선해양(2009년), 스마트폰(2014년 2분기) 순으로 중국에 추월당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폰의 위기는 한국 제조업 위기의 마지막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며 "위기 속에서 스마트폰 산업은 구조적인 혁신 없이는 '레드오션'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의 김상윤·이은창 연구원은 "과거 성공 방정식이었던 대기업,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제조업의 경쟁력 창출 기회 및 상실 가능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미래 관점의 전략과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샌드위치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혁신성과 원가 절감을 동시에 신경 써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의 윌리엄 페섹 칼럼니스트는 "삼성전자는 애플처럼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하며 샤오미와 경쟁하려면 원가 절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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