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부담이 있을까' 올해 홈런과 타점 페이스가 최근 4년 동안 가장 늦은 넥센 거포 박병호.(자료사진=황진환 기자)
넥센 4번 타자 박병호(29)는 자타 공인 KBO 리그 최고 거포다. 역대 세 번째로 3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타점왕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타격 순위표는 박병호에게 다소 낯설다. 홈런과 타점 모두 10위권 밖에 있다. 타격감이 나쁘지 않지만 전매특허인 장타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6일 현재 박병호는 30경기 출전, 6홈런을 기록 중이다. 민병헌(두산) 등과 함께 공동 12위다. 1위 야마이코 나바로(삼성)의 13개와는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박병호는 지난해 128경기 52홈런을 날렸다. 2.46경기당 1개를 날렸다. 5경기에서 2개는 나온다는 뜻이다. 올해는 일단 5경기에서 1개 꼴이다. 두 배 정도 줄었다.
▲강정호가 없어서?37홈런을 날렸던 2013년에도 같은 128경기였다. 3.46경기마다 1개의 아치를 그렸다. 첫 홈런왕에 오른 2012년에는 133경기 31홈런, 4.29경기마다 1개 꼴이었다. 최근 4년 중 올해가 가장 페이스가 늦다. 이런 속도면 144경기로 환산할 경우 28.8개다.
타점도 21개로 16위다. 2012년 105타점, 2013년 117타점, 지난해 124타점 등 매년 상승세였던 곡선이 꺾일 수도 있다. 이대로면 100타점을 간신히 넘길 페이스다.
예년과 차이가 있다면 박병호 못지 않은 파워를 지닌 강정호(피츠버그)가 타선에서 빠졌다는 점. 박병호는 지난해 40홈런을 날린 5번 타자 강정호의 덕을 적잖게 받았다. 둘 다 무서운 만큼 박병호에게 투수들이 승부를 걸어온 까닭이다.
하지만 올해는 강정호가 빠지면서 타선의 중량감이 다소 줄었다. 상대 투수들이 박병호와 쉽게 승부할 까닭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최근 4할 타율 상승세
올 시즌 뒤 예상되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부담도 없지 않다. 지난달 30일 목동 롯데전에는 텍사스, 워싱턴, 애틀랜타 등 스카우트가 왔다. 이날 박병호는 4타수 3안타를 쳤지만 특기인 장타는 없었다.
올해 박병호는 삼진에서 LG 이병규(7번)의 34개에 이어 2위(31개)다. 지난해도 142개로 최다 삼진을 당했지만 홈런과 장타가 그만큼 많이 나왔다. 볼넷(96개)도 1위였다. 하지만 올해는 삼진에 대한 기회비용이 높다. 볼넷도 13개로 공동 25위다. 무언가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다.
하지만 최근 타격감은 좋다. 최근 10경기 4할 타율(35타수 14안타)이다. 현재 3할4푼2리다. 올해 타격(3할9푼1리), 장타율(7할8푼2리) OPS(1.262) 1위 유한준이 5번에 배치되면서 강정호의 공백은 채워졌다.
워낙 힘이 좋은 타자인 만큼 방망이 중심에만 꾸준히 맞아나간다면 장타는 따라온다. 과연 박병호가 전인미답의 홈런왕 4연패와 함께 자신의 미국 진출 꿈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