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동 2가 일대 노후 하수관을 점검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7일 서울 영등포동 주민센터 앞에서는 국회와 환경부, 서울시의 노후 하수관 실태점검이 실시됐다. 싱크홀 사고 주범 가운데 하나인 낡은 하수관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 김영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장이 참석했다. 국회·정부, 서울시 합동으로 하수관의 노후 불량 정도와 위험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하수관 교체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자리는 김영주 환노위위원장이 서울시 요청을 받아들여 마련됐다. 노후 하수관로는 최근 삼성중앙역, 장한평역 일대 등 곳곳에서 연이어 발생한 도로함몰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서울 시내 30년 이상 된 하수도는 약 5,000㎞로써 전체의 48%를 차지한다. 정비에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당초 이날 행사에는 정부측에서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함께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방 차관은 행사를 앞두고 참석을 취소했다. 현장에서는 예산부처인 기재부가 직접 노후 하수관 실태를 둘러보고 적극적 관심을 갖기를 기대했지만 차관 방문이 무산되자 실망하는 기색도 엿보였다.
서울시는 50년 이상이면서 동공발생지역 및 충적층에 위치한 932km의 하수관을 2018년까지 우선 정비할 예정으로 4천억원의 국비지원을 요청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재부 차관이 현장 방문을 돌연 취소한 것은 예산배정에 대한 부담때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한편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박원순 시장은 영등포동 주민센터 앞 하수관에 들어가 현장을 점검했다.
해당 하수관은 1983년에 건설돼 32년된 노후 하수관이다. 지하 1m 지점부터 하수관 시작됐고. 높이는 1m 60cm, 폭은 1m 50cm였다.
하수는 발목정도 높이까지 찼다. 폭우 때에만 물이 다 찬다고 했다. 고개를 숙여야 이동 가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윤성규 환경부 장관, 김영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장 등과 낡은 하수관에 들어가 합동 실태점검을 벌이고 있다.
좌우벽면과 천정은 콘크리트지만 표면에 자갈 등이 튀어나와 있었다. 천정에서 들뜬 부분이 3군데 발견됐다. 장갑 낀 손으로 긁으니 고구마 튀김 한개 정도의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졌다.
천정에서는 주로 정 중앙 쪽에서 산화된 듯한 자갈이 일렬로 돌출돼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안에 내장된 철근이 산화되면서 밖으로 녹물이 번진다.
그러나 생각보다 노후화가 심각하지는 않은 상태로 보였다. 노후화가 심해지면 콘크리트 사이 균열이 생기면서 콘크리트를 덮은 흙과 자갈이 하수관으로 흘러 떨어지게 된다. 하수관위에서는 자연스럽게 싱크홀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하수관은 박스형과 원통형 2가지 종류가 있다. 서울시내 설치된 박스형 하수관은 20%이고 원통형은 80%를 차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수관 누수는 원통형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