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경쟁회사인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LG전자 조성진(59) 사장 측이 혐의를 부인하며 실제 세탁기를 살펴보자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윤승은 부장판사) 심리로 8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LG전자 조 사장 측 변호인은 현재 압수상태에 있는 사건 당시 세탁기에 대한 검증을 요청했다.
변호인 측은 "삼성 측이 세탁기의 손괴를 주장하는데 손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실제로 사건 세탁기가 파손됐는지, 문은 잘 닫히는지 등을 파악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설령 세탁기가 파손됐더라도 그것과 조 사장의 행동 간의 인과관계가 없으며, 조 사장의 행동엔 고의성 역시 없다고 말했다. 허위사실 유포 및 업무방해 혐의 역시 부인했다.
조 사장과 세탁기연구소장 조한기(50) 상무는 지난해 9월3일 독일 베를린 가전매장 2곳에서 삼성전자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3대의 도어 연결부(힌지)를 부순 혐의로 올해 2월 불구속 기소됐다.
조 사장과 홍보담당 전모(55) 전무는 이후 관련 해명 보도자료에 허위사실을 적시해 삼성전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세탁기 홍보·판매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조 사장 측은 사건 발생지가 독일이고 자신의 주소가 창원이라 서울중앙지법이 재판할 권한(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날 이를 철회했다.
다음 재판은 5월27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