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세 번째 촬영이에요' 한화 우완 안영명(왼쪽)이 7일 대전 케이티와 홈 경기에 앞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4월의 MVP를 수상한 뒤 기념촬영하는 모습.(자료사진=한화 이글스)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4월의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한화 우완 안영명(31). 지난 2003년 입단 이후 12년 만의 첫 월간 MVP 수상이다.
그만큼 빼어났다. 개막 후 4월까지 안영명은 10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ERA) 1.69의 특급 활약을 펼쳤다. 기자단 투표에서 안영명은 28표 중 22표, 78.6%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선발 전환 이후 4연승하며 한화의 선전을 이끌었다. 4월까지 다승과 ERA 1위였다. 불펜에서 출발해 선발로 보직을 바꾼 안영명은 '신의 한 수'로도 평가받았다.
데뷔 후 최고의 순간이라고 할 만하다. 2003년 계약금 1억8000만 원 몸값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안영명은 주로 불펜에서 머물며 살짝 기대에 못 미쳤다. 선발로 뛴 2009년 11승(8패)이 한 시즌 최다승이었다. 2012, 13년 군 복무 뒤 지난해 복귀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MVP는 안영명의 첫 수상일까. 구단 관계자의 질문에 본인은 "생애 첫 MVP는 아니다"며 멋쩍게 손사래를 쳤다. 물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제정한 월간 MVP는 첫 수상이다. 하지만 언론사 등이 제정한 상까지 통틀어 첫 MVP는 아니라는 것이다.
안영명은 지난해 7월 스포츠 전문지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이 제정한 주간 MVP를 수상한 바 있다. 전반기 마지막 주간 MVP였지만 올스타 휴식기가 겹쳐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저 MVP 받은 적 있다고요' 지난해 7월과 8월 각각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이 제정한 주간 MVP(위)와 한화 이글스 후원회에서 주는 8월 MVP 투수 부문을 수상한 한화 안영명.(자료사진=한화)
7월24일 NC전에 앞서 상패를 받았지만 그날 한화가 9-23 대패를 당하면서 빛을 잃었다. 안영명도 4회를 채우지 못하고 8실점한 선발 김혁민에 이어 등판해 1이닝 4실점(2자책)했다. MVP의 기쁨을 누릴 상황이 아니었다.
이후 안영명은 또 하나의 뜻깊은 MVP를 받기도 했다. 8월22일 SK전에 앞서 수상했는데 이날은 안영명이 선발 이태양에 이어 등판 2⅓이닝 비자책 1실점으로 8-3 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따냈다.
하지만 역시 KBO 제정 MVP 수상은 역시 다르다. 안영명은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욱이 안영명은 조아제약 4월의 MVP에 뽑혀 기쁨이 더했다.
그러나 시기가 하루 늦었다. 안영명은 수상 소식을 접한 전날 등판했다. 6일 케이티와 홈 경기에 등판한 안영명은 4⅓이닝 9피안타 3사사구 5실점하며 선발 전환 뒤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했다.
다행히 패전은 면했지만 ERA가 2.90까지 올랐다. 그런 다음 날 2개의 수상 소식을 들은 것이다. 아무래도 이긴 뒤에 받는 것보다는 기쁨이 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 있다.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치르고 있는 안영명이 온전히 MVP 수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