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문화가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토토가'는 길거리에 다시 90년대 음악이 흐르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90년대는 스포츠의 중흥기였습니다. 하이틴 잡지에 가수, 배우, 개그맨 등과 함께 스포츠 스타의 인기 순위가 실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렇다면 90년대 스포츠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90년대 문화가 시작된 1990년 오늘로 돌아가보려 합니다.]
프로스포츠의 존재 이유는 팬입니다. 덕분에 잘하면 환호를, 못하면 야유를 받는 것이 프로스포츠인데요. 몇몇 열혈 팬들은 야유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라운드로 캔과 페트병을 던지기도 합니다.
프로야구에서도 팬과 선수들의 마찰이 종종 있었습니다. 이만수 전 SK 감독은 관중석에서 날아온 캔을 다시 관중석으로 던졌고, 출장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펠릭스 호세는 관중석에서 물병이 날아오자 방망이를 던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징계는 피할 수 없었겠죠.
KBO가 반발하는 팬들이 있는 가운데서도 SAFE 캠페인을 펼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25년 전 오늘. 그러니까 1990년 5월15일에도 비슷한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이번에 그라운드로 날아든 것은 동전이었습니다. 관중석에서 날아온 동전에 한 투수가 맞았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가는 사건이 발생한 날입니다.
바로 롯데 김종석이었습니다.
부산고 에이스 출신이지만, 프로 통산 성적은 6승에 불과하니 널리 알려진 선수는 아닙니다. 물론 당시 팬들은 기억하고 있겠지만요. 최근에는 심수창(롯데)이 보유한 17연패 기록 이전에 16연패라는 기록을 보유했던 선수이고, 김대유(넥센)의 아버지로 오히려 유명합니다.
경기 상황은 이랬습니다. 5월16일 롯데-삼성이 대구에서 맞붙었는데요. 6-3으로 앞서던 롯데는 9회말 삼성 이만수에게 2점 홈런을 맞고 추격을 허용합니다.
롯데 벤치는 무사 1루에서 김종석을 마운드에 세웠는데요. 삼성 6번타자 이현택과 승부를 펼치던 김종석이 볼 카운트 2-2-에서 갑자기 마운드에 주저앉았습니다. 트레이너가 그라운드로 뛰어들어왔고, 경기는 4분 가량 중단됐습니다. 그리고 계속 이마를 어루만지던 김종석은 결국 마운드를 내려갔습니다.
바로 관중석에서 날아온 10원짜리 동전에 맞은 탓입니다. 빈 캔은 물론 음식물도 그라운드로 날아왔지만, 동전은 프로야구 최초였습니다. 물론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동전도 쇠붙이라는 점에서는 아찔한 상황일 수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