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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이미 예견된 류현진 수술, 왜 결정 미뤄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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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이미 예견된 류현진 수술, 왜 결정 미뤄졌나

    '결국 이렇게 되네요' 류현진은 LA 다저스가 21일(한국 시각) 왼 어깨 관절경 수술을 22일 받는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올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자료사진)

     

    결국 류현진(28 · LA 다저스)이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여러 차례 문제가 됐던 왼 어깨에 칼을 대면서 올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다저스 구단은 21일(한국 시각) 홈페이지에 "류현진이 왼 어깨 수술을 받기로 결정이 났다"고 공식 발표했다. 관절경 수술로 팀 주치의 닐 엘라트레체 박사가 22일 집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이번 수술은 재활에 10개월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류현진은 지난 3월 18일 샌디에이고와 시범 경기 뒤 어깨 통증을 느꼈다. 15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올라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 못한 류현진은 이후 60일로 기간이 늘었다. 재활과 약물 주사 등 치료를 병행하고,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끝내 수술을 피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지난 3월부터 이미 수술 방안이 꾸준히 논의돼 왔다. 다만 선수 개인과 구단의 올 시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극비 보안 속에 논의가 진행돼 온 것이다. '슬픈 예감은 왜 틀린 적이 없나'는 노래 가사처럼 류현진은 최후의 방법을 피하지 못했다.

    '훈련을 해도 차도가 없더라고요' 류현진은 지난 3월 하순 어깨 이상 이후 꾸준히 재활을 진행해왔지만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자료사진)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20일 "사실 류현진이 올해 처음 어깨 이상을 느꼈던 지난 3월 2가지 안이 제기됐다"면서 "하나는 재활을 통해 회복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수술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 위원은 2013년부터 류현진의 경기를 생중계해왔고, 올 시즌 전 스프링캠프 때도 한 달 반 동안 참가해 몸 상태를 지켜봤다.

    이어 허 위원은 "일단 구단과 선수 모두 수술은 최대한 피하자고 의견을 모아 재활로 가닥을 잡고 진행했다"면서 "그러나 4월 27일 샌디에이고에서 진행된 불펜 피칭에서 이상이 왔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재활이 아닌 수술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워낙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였다. 다저스의 시즌 전체에 미칠 영향이 적잖은 데다 류현진도 옵션 등 걸려 있는 중요한 부분이 있었다. 허 위원은 "류현진은 계약 때 이닝과 관련한 옵션이 있어 이 부분을 고려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2시즌 뒤 류현진은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약 390억 원)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입단 이후 5년 안에 750이닝을 던지면 잔여 연봉을 포기하고 FA(자유계약선수)를 선언할 조항을 넣었다.

    2013년 192이닝, 지난해 152이닝을 던진 류현진은 406이닝을 남긴 상황. 3년 안에 이를 채우려면 한 시즌 평균 135⅓이닝을 던지면 된다. 정상적이라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수치다.

    그러나 수술로 올 시즌을 통째로 날린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내년 돌아온다 해도 2년 안에 406이닝을 던져야 FA 자격을 얻게 된다. 평균 200이닝 이상을 소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KBO 리그에서도 2006년과 2007년, 두 시즌만 200이닝을 넘겼던 류현진으로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기왕 결정된 거 잘 하고 올게요' 22일 관절경 수술을 통해 왼 어깨 이상에 대한 근본적 문제 해결에 들어가는 류현진. 이후 10개월 정도 재활이 예상된다.(자료사진)

     

    때문에 최대한 수술을 피하고 재활을 통해 마운드 복귀를 노렸던 류현진이었다. 여기에 어깨는 워낙 예민하고 복잡한 부위라 수술 결정이 저어됐던 부분도 있다.

    어깨 수술은 투수의 생명과도 직결된다. 특히 어깨 수술 뒤 복귀해 제 기량을 회복하는 투수가 드문 만큼 꺼림칙할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은 구단과 류현진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스캇 보라스 사단 등 극소수의 수뇌부만 알고 있던 상황이었다. 수술 얘기가 나온다면 워낙 파장이 커질 사안이었기에 철저한 보안과 통제가 요구됐다.

    허 위원은 "두 달 가까이 재활 과정을 지켜봤는데 결국 수술을 하게 됐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어깨는 근육이 많고 복잡하지만 한번 팔꿈치 수술 이후 정상급 투수로 거듭났던 만큼 이번에도 잘 재활을 하고 복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에이스로 돌아오라' 류현진은 수술 뒤 재활을 거쳐 내년 시즌 복귀할 전망이다.(자료사진)

     

    일단 류현진은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으로 보인다. 선수 생명에 치명적인 회전근개나 관절와순 손상은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관절경 수술은 어깨에 작은 구멍을 내 내시경을 투입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 문제를 해결하는 일종의 청소(클린업) 작업이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에 속한다. 이 경우 재활을 통해 내년 시즌 복귀가 가능하다. 미국 현지 언론도 이 수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다저스는 구체적인 수술 내용과 재활 기간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어깨 관절 부위 염증을 청소하는 수술이 될 확률이 높지만 또 다른 수술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고교 시절 류현진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이 여파로 연고팀의 1차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KBO 리그 최초로 신인왕과 MVP를 석권하며 최고 투수로 성장했다. 수술 결과와 함께 경과를 지켜보면서 류현진이 다시금 괴물의 회복력을 보이길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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