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의 포스코 계열사 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전정도(56) 세화엠피 회장이 검찰에 재소환됐다.
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20일 오후 전씨를 재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전날 오후 검찰에 출석해 11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이날 새벽 귀가했다.
전씨는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이 세화엠피에 맡긴 이란 석유플랜트 공사대금 922억원(719만유로) 가운데 650억원을 국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씨가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유영E&L 이모(65) 대표와 짜고 공사대금을 불법인출하고 잔고증명서를 허위 작성하는 수법으로 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전씨가 세화엠피 회삿돈 100억원도 빼돌린 혐의를 잡고 있어 조사 결과에 따라 횡령 액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씨가 빼돌린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포스코 고위 관계자들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돈의 사용처를 확인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검찰은 이날 포스코그룹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관련 정황을 캐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전씨를 상대로 정준양 전 회장 재임 시절 포스코가 전씨의 성진지오텍 주식 440만주를 당시 평균 주가의 두 배 가량인 주당 1만 6331원에 사들인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전씨는 친분이 있는 이명박정부의 실세들에게 로비를 벌여 부실기업이었던 성진지오텍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전씨를 밤늦게까지 조사한 뒤 귀가조치하고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씨에 대한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성진지오텍 부실 인수와 비자금 조성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정준양 포스코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