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국내 감염자가 18명으로 늘어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메르스 의심환자 및 확진 환자를 위한 격리센터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박종민 기자)
“무서워서 병원도 못 가겠어요.” (30대 회사원)
“어머니께 전화 드려서 당분간 병원은 가시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40대 회사원)
“안과 진료를 예약했었는데, 다음 번에 가려고 취소했어요.” (30대 주부)
메르스 공포가 의료기관 전체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2일 메르스 환자가 거쳐간 대전의 한 병원에는 예약 취소 전화가 잇따랐다. ‘병원에서 병 옮을까’의 우려 때문.
실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 날 오전 현재 국내 메르스 확진 환자 25명의 대부분이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25명 가운데 최초 감염자 A씨와 A씨 가족 2명을 제외한 22명 모두 병원에서 감염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들 22명 가운데 3명은 의료진이었고, 17명은 A씨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환자이거나 그 환자의 가족들이었다.
{RELNEWS:right}17명 가운데 한 명이 퇴원 후 대전의 또 다른 병원에 입원했는데, 이 곳에서 2명의 3차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결과적으로 22명 모두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측이 환자들이 거쳐간 병원에 대해 함구하면서 시민들의 불안은 ‘모든 의료기관’을 향하고 있다.
시민 이화익(41)씨는 “정확히 어느 병원이 메르스와 관련됐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그렇다 보니 막연히 모든 병원이 관련있다는 식으로 생각하게 되고 당분간은 어떤 병원도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