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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이상한 성진지오텍 인수' 5년 만에 본격 수사착수

법조

    '포스코의 이상한 성진지오텍 인수' 5년 만에 본격 수사착수

     

    포스코가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으로 전정도 회장(현 세화MP 회장)의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을 인수한 의혹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포스코 비자금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3일 오전 9시부터 여의도에 있는 KDB 산업은행 본점 M&A실, 미래에셋자산운용사, 성진지오텍 인수 당시 포스코 M&A 업무 관계자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수사관 40여명을 급파해 산업은행 사무실 등으로부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그 밖의 여러 자료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2010년 3월 성진지오텍을 인수한 이래 계속해서 당시 정권 실세들의 부적절한 개입 의혹이 제기돼 왔지만 5년이 훨씬 지나서야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검찰은 포스코가 인수 당시 일반적인 조건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성진지오텍 주식 가격을 책정하고, 산업은행은 포스코 인수로 주가상승이 예상되던 성진지오텍의 지분을 전정도 회장에게 헐값으로 넘긴 것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수요 감소 추세에 대비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2010년 3월 담수화설비, 원자력발전, 해상풍력발전 설비용 플랫폼 개발 중견기업인 성진지오텍을 인수·합병했다.

    하지만 포스코가 '키코' 투자손실로 인수결정 직전 3개월간 평균 주가가 8,200~8,300원대에 불과하던 전정도 회장의 성진지오텍 주식 440만주를 무려 2배 가까운 주당 1만 6,331원의 가격에 사들이기로 하면서 구설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사모펀드로부터 똑같은 성진지오텍 주식 749만주를 인수하면서 주당 1만 1,000원의 가격밖에 쳐주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성진지오텍 매각을 주도했던 산업은행도 이상한 거래를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산업은행은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인수결정이 내려지기 6일 전인 2010년 3월 11일 이미 보유하고 있던 신주인수권(BW) 446만주를 전 회장에게 주당 9,620원의 가격으로 매각했다.

    포스코 인수설이 퍼지면서 보유만 하고 있었어도 상당한 이득을 볼 수 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산업은행은 매각 당시 주가인 1만 2,000원보다 훨씬 싼 가격에 신주인수권을 전 회장에게 넘기면서 110억여원의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포스코와 산업은행을 상대로 전 회장은 앉아서 무려 3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챙겼을 뿐만 아니라 성진지오텍의 경영권까지 방어할 수 있었다.

    검찰관계자는 "언론보도등에서 제기된 상황들이 단순히 의혹 수준에 그친게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며 "사실관계를 샅샅이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들을 분석하는 한편 당시 성진지오텍 인수에 관여한 포스코·산업은행 관계자들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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