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전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권용관. (자료사진=한화 이글스)
2-2 동점이던 4회말 넥센 공격. 한화 김성근 감독은 1사 만루에서 선발 투수 안영명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분명 위기였지만, 다소 이른 투수 교체였다. 게다가 마운드에 올린 투수는 필승조인 박정진이었다.
일단 위기를 막은 뒤 승부를 걸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교체 타이밍을 떠나서 야수의 실책 하나에 과감히 꺼낸 카드를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와르르 무너진 한화다.
한화는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과 홈 경기에서 4회말에만 10점을 내주면서 2-15로 크게 졌다.
4회말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박정진은 2번타자 고종욱을 만났다. 타구는 전진 수비를 펼친 1루수 권용관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3루주자 김하성을 충분히 홈에서 잡을 수 있는 타구. 무리하지 않으면 1루 터치로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불안정한 자세로 홈으로 뿌린 권용관의 송구가 빗나갔다. 결국 3루주자와 함께 2루주자 박동원마저 홈을 밟았다.
'10'을 새기지 못해 4회말 넥센의 점수와 넥센의 4사구 수가 'A'로 쓰여진 목동구장 전광판.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실책 하나의 대가는 너무나도 컸다.
박정진은 브래드 스나이더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등판한 송창식은 박병호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마운드에 오른 송창식은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다시 만루 위기에 놓였다. 결국 송창식은 김하성에게 밀어내기 볼넷, 박동원에게 희생 플라이를 허용하며 2점을 더 줬다.
넥센은 4회말에만 15명의 타자가 나섰다. 그리고 정확히 10점을 뽑았다. '10'을 새길 수 없는 전광판에는 'A'가 그려졌다. 목동 구장 최초다. 만약 실책이 아니었다면 대량 실점은 막을 수도 있었다.
한화의 실책 하나가 만들어낸 넥센의 빅이닝이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경기 전 "윤규진의 합류로 권혁, 박정진에게 휴식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루 쉰 박정진을 일찌감치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었다. 하지만 실책 하나에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