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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존재감 없던 박원순 시장, 메르스로 뜨네

    CBS 박재홍의 뉴스쇼 [김진오의 눈]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김진오 선임기자

    앵커) 김진오의 눈… 김 기자, 어서 오세요.

    ▶ 오늘도 메르스로 시작해야겠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대응 단계를 '주의'로 유지키로 한 지난 2일 오후 서울 명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관광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예, 메르스 사망 4명에 확진환자가 41명이나 됐습니다.

    메르스 환자 1명이 추가로 숨져 4명으로 늘었고, 확진 환자도 오늘 아침 5명이 추가돼 41명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공군 원사가 메르스 확진 환자로 최종 판명나 군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자고 나면 환자가 대여섯 명씩 늘고 있는데요. 이런 확산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되고, 언제 멈출지 두렵기까지 한 국가 비상상황입니다.

    확진 환자 가운데 숨진 사람이 4명으로 치사율이 10%입니다.

    메르스 최초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처럼 40%에는 이르지 않겠지만 초현대식 의료진과 시설을 갖춘 우리나라의 치사율이 10%라는 것은 상당히 높은 것입니다.

    10대와 20대 환자는 발생하지 않아 다행스럽지만 그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전염병이니 만큼 가히 메르스 공포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 두 번째 메르스 키워드는 뭐죠?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국내 감염자가 41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메르스 의심환자 및 확진 환자를 위한 격리센터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예, '서울 강남이 뚫렸다' 입니다.

    35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로 판명난 대형병원 의사는 서울 삼성병원 의사인데요.

    이 의사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된 뒤에 재건축조합 총회와 병원 심포지엄에 참석하는 등 아무 곳이나 마구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5번째 환자인 이 의사는 지난달 30일 저녁 가족과 송파구 가든파이브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1,565명이 모인 서울 강남 양재동의 개포동 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의 총회에 참석했으며 이날 오전에는 삼성병원 대강강에서 열린 심포지엄에도 나타났습니다.

    이 환자는 기침과 가래·고열이 발생한 지난달 31일 오전에서 삼성병원 대강강 심포지엄에 참석했고 저녁 때는 동네 패스트푸드점도 들렀습니다.

    그러니까 메르스에 감염된 이후 격리될 때까지 서울 강남 일대를 활보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입니다. 정부의 방역이 뻥 뚫렸음을 보여줬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어젯밤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혔는데요.

    지난달 30일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한 1,565명은 의사 환자가 직간접 접촉한 만큼 자가 격리를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1565명+α의 서울 강남 주민들이 전염 가능성에 노출된 사태를 중대하게 보고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는 보건복지부에 여러 차례 이 의사 환자의 동선 공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전문가 검토를 거쳐 공개했습니다.

    30분 동안 병문안 간 사람까지 걸릴 정도로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상당한데다 변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서울시와 시민들이 크게 당황할 것입니다. 잠복기가 있으니까 앞으로 10일가량 지켜봐야 합니다.

    ▶ 메르스와 관련해 주목한 곳은 어디인가요?

    지난 3일 경기 화성시 한 초등학교에 휴업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예, 그래서 서울과 평택시입니다.

    경기도 평택의 한 병원에서 전파되기 시작한 메르스가 서울에서는 그런대로 안전지대로 여겨졌으나 삼성병원 의사 환자가 자칫 수천 명을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서울 방역에 비상이 걸린 것입니다.

    서울시가 어제 박원순 시장 주재로 여러 차례 회의를 거치며 의사 환자의 동선을 공개하며 접촉자들의 자가 격리를 요청하고 나선 것도 서울이 메르스 위험지대가 됐음을 의미합니다.

    가뜩이나 인구 밀집도가 높고 다중시설이 많은 곳이어서 서울이 메르스에 뚫린다면 메르스 확산 차단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루 유동 인구 2천만 명의 수도 서울이 활력성을 잃고 크게 움추려들 수 있습니다.

    인구 45만 명의 평택은 일상이 무너진 유령의 도시처럼 활력을 잃었습니다.

    거리에는 사람이 드문드문 보이고 재래시장과 상가 등에는 인적이 거의 끊겼습니다.

    식당과 백화점, 의류 시장이 즐비한 평택역 부근의 도심은 삭막할 정도라고 합니다.

    평택의 병원들은 개점 휴업 상태로 정부와 시에 대책기구 설치를 요구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살기 좋은 도시인 평택시를 보면 메르스 확산이 얼마나 무섭게 시민들, 국민의 삶을 옥죄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5명 발생한 대전시도 위축되고 있으며 1차 양성 반응 환자를 가진 전북 순창에서 최종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전북도 움츠려들 것입니다.

    이번 주말과 주일 전국의 관광지와 유원지, 놀이시설, 영화관, 백화점들이 썰물이 빠진듯이 싸늘할 것입니다.

    ▶ 중요하게 등장한 뉴스어는 무엇인가요?

    메르스 확산지도 사이트 캡쳐

     

    = 예, 메르스 지도입니다.

    메르스 감염 환자들이 거쳐간 것으로 알려진 전국 병원의 이름과 주소가 표시된 메르스 지도가 웹 사이트에 등장하면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정부가 메르스 환자 발생 병원과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버티자 언론 보도와 네티즌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메르스 맵이 만들어 진 것입니다.

    보건 당국의 정보 독점에 따른 불투명성과 비공개가 부른 현상인데요.

    메르스 병원 이름을 알만할 사람은 다 알게 됐는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은 어르신들만 모릅니다.

    이제는 메르스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센데요.

    이종구 서울대 글로벌의학 센터장도 병원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고, 정치권에서도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전염병 환자 지역과 병원을 즉각 공개해 주민들이 스스로 주의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청와대와 복지부가 거부하고 있는데요. 공개하지 않고 언제까지 버틸지 두고 볼 일입니다.

    ▶ 오늘 관심을 가질 뉴스는?

    = 예, 메르스 변이 검사입니다.

    정부가 이르면 오늘 메르스 바이러스 변이 검사 결과를 발표하는데요.

    확진 환자 80%가량이 최초 감염자가 입원해있던 평택의 병원에서 옮았으며 단순한 병문안을 한 사람도 메르스에 감염됐기 때문입니다.

    변이 여부를 파악해야만 최초 메르스 환자가 '슈퍼 전파자'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고 정부의 대처, 통제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메르스 확산이 매우 특이하고 심각한 양상이라고 밝혔거든요.

    ▶ 정부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메르스 관계부처 회의결과 및 향후 대책 브리핑에 앞서 헛기침을 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예, 속수무책입니다.

    정부는 격리자를 1,600여명으로 확대하고 학교 휴업과 휴교령을 천여곳으로 늘렸으나 메르스는 멈출 줄 모르고 확산 일로입니다.

    초동 대응을 잘못한 정부가 크게 당황하고 있으며 뭘 어떻게 할지를 몰라 허둥지둥합니다.

    항변할지 모르겠으나 메르스 사태에서 정부는 없었습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 휴업만 놓고서도 교육부와 복지부가 갈등을 빚고 있으며 메르스 사태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조차 없습니다.

    격리 병원도 턱없이 부족하고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만들었다는 민관합동대책반도 의료계와의 협력체계가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메르스 사태를 누가 나서 총괄적으로 지휘하고 메르스와의 전쟁을 수행하는지를 알 수 없잖아요.

    최초 병원을 방문하는 장관도, 정부 고위직도 없잖아요. 정부 고위층이 몸을 사리는듯한 모습입니다.

    국무총리가 사실상 공석이나 마찬가지이면 청와대가 직접 나서는 것이 가장 성과가 클 텐데, 청와대는 회의 한 번 주재하고 말았습니다.

    평택의 병원이나 유령도시가 된 평택시를 찾거나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하지도 않고 있는데 현장의 목소리를 어찌 듣겠으며 정확한 대응 방식이 어찌 나오겠습니까?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은 진리에 가까운데도 해당 병원 의사들과 질병관리본부, 보건소 등에 현장을 맡겨놓고 있습니다.

    청와대가 움직이질 않으니 가뜩이나 복지부동병이 고질화된 공무원들이 움직이겠습니까? 특히 자신들의 생명과도 직결된 전염병인데 말입니다.

    대통령이 전면에 설 수밖에 없는 국면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메르스 확산을 다음 주까지도 차단하지 못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어떻게 나올지 모릅니다.

    정치권도 이번 비상 시국을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파적 이익에 몰입해 정쟁에 빠져 있는 정치권이 개정 국회법을 놓고 당청 갈등이나 벌임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안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자자합니다. 정치권에 국민의 철퇴가 내려질 수 있습니다.

    국민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메르스는 세월호 침몰 사고와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유념했으면 합니다.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박종민 기자)

     

    = 예, 지자체와 시민의식에 기댈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일 수 있으나 어젯밤 박원순 시장이 서울 강남이 메르스에 뚫렸다고 긴급 기자회견을 한 것은 일단은 지도자의 자세를 보인 것입니다.

    그동안 존재감 없던 박 시장이 모처럼 한 건 한 것처럼 보인 기자회견이었는데요. 대권 행보라는 논란과는 별개로 시민의 생명과 건강과 관련된 문제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당연한 업무입니다.

    정부의 메르스 방역 체계가 엉망으로 드러났고 더 이상 역할을 하기도 힘든 만큼 지자체들이 지역 병원들과 유기적 협력 시스템을 갖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합니다.

    또한 시민의식도 중요합니다.

    고열과 기침이 나면 일단 가족들일지라도 접촉을 피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등 배려의 시민의식이 요구됩니다.

    시민 스스로도 외출 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 등의 철저한 자기 건강 관리가 요구됩니다.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시민의식이 한 단계 성숙하기를 기대해봅니다.

    우리 국민, 한민족은 국가적 비상사태나 재난이 발생할 시 위대한 시민의식을 발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ㅊ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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