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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슈퍼에 빈병을 가져가 과자나 아이스크림으로 바꿔먹던 시절이 다시 올 수 있을까? 정부가 빈병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맥주나 소주를 살 때 붙는 빈병 반환 보증금을 크게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소주나 맥주 한 병을 살 때마다 빈병 반환 보증금을 내고 있고, 지금도 슈퍼나 마트에 빈병을 갖다주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 반환 보증금은 소주 한병에 40원, 맥주 한병 50원인데, 1994년 이후 21년 동안 한번도 바뀐 적이 없다. 20년 전만해도 빈병 서너개를 들고가면 과자나 아이스크림 등을 사먹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물가가 많이 오른 탓에 빈병 10개로도 과자 한봉지는 어림이 없다.
소매상들도 빈병을 수거하는 노력에 비해 취급 수수료(8원~23원)가 너무 적다보니 빈병 받기를 꺼리고, 그러다보니 소비자들도 빈병을 갖다주기 보다는 그냥 재활용 쓰레기로 내놓는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렇게 20년이 지나면서 전체 가정의 빈병 회수율은 24%로 떨어졌고, 지난 2013년 소비자들이 맥주나 소주를 사가면서 다시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도 56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빈병이 다른 재활용 유리병들과 섞인 다음 재분류 과정을 거쳐 돌아오다보니 깨끗한 상태로 돌아오는 빈병도 적은 편이다. 이에따라 주류 업체들도 빈병을 재사용하는 횟수가 평균 8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40차례 넘게 빈병을 재활용하는 독일이나, 평균 20~30차례 넘게 빈병을 재활용하는 일본이나 핀란드보다 재활용률이 크게 떨어진다.
이에따라 환경부는 빈병 반환 보증금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환경부 유승광 자원재활용과장은 "소비자들이 마트나 슈퍼에 빈병을 갖다 줄 수 있을 정도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수준으로는 올려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관련 업체들은 올해 안에 빈병 반환 보증금을 확정해 내년 1월부터 새로운 빈용기 보증금 제도를 시행할 예정인데, 적어도 보증금이 100원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 병을 만드는 비용(150원 수준)에 근접하게 보증금 규모를 정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빈병을 수거하는 도소매상의 취급수수료도 높이고, 각 슈퍼나 마트에 빈병 자동회수 기기를 설치하는 등, 빈병 회수를 보다 쉽게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에따라 빈병을 되팔아 과자나 생필품을 사거나 이를 적립한 다음 필요한 물건을 사는 풍경을 내년에 다시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