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들이 가장 많이 보인 증상은 발열과 기침, 가래, 근육통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9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국내 확진자 중 자료 수집이 가능한 환자 58명의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유행하는 메르스의 임상 양상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 환자 10명 중 9명 꼴로 발열(52명·89.6%) 증세를, 3명 중 1명 꼴로 기침(20명·34.4%) 증세를 보였다.
객담(가래)과 근육통 증상을 나타낸 환자도 각각 13명(22.4%)이었으며 호흡곤란(18.9%), 두통(13.9%), 설사(10.3%) 등의 증상도 비교적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아무 증상을 보이지 않은 환자도 1명 있었다는 것이다.
김우주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초기에는 중증이 다수를 차지하다 환자가 늘면서 경증 내지 일부 무증상 사례도 나타났다"며 "앞으로 추이를 좀 더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환자 56명에 대한 흉부 X선 촬영 결과 절반 이상인 29명이 폐렴 증상을 보였다. 정상으로 나온 27명 중에서도 아직 폐렴이 시작되기 전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환자들이 감염 전부터 가지고 있던 기저질환 가운데에는 고혈압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당뇨병(8명)과 암(7명), 만성폐질환(6명), 만성간질환(5명), 심장질환(5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는 21명이었다.
김 교수는 "사우디는 환자 가운데 만성신부전 환자가 상당수 있었고 이들 환자가 더 중증으로 가는 사례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에는 만성신장질환 환자가 현재까지 없다"며 "이것이 사우디보다 치명률이 낮은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환자들에 대한 검사실 소견에서도 환자 40%에서 백혈구 감소증이, 26.5%에서 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났으나 신장 기능 이상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환자들 가운데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증상이 심한 환자는 16.6%였으며, 12%는 인공호흡기를 장착했다.
환자들 상당수에게 인터페론(44.2%), 리바비린(48.0%), 로피나비르(25.0%)와 같은 항바이러스제가 투약됐으며, 절반 이상(55.7%)이 항균제 치료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