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메르스 여파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메르스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소셜네트워크상에 퍼져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님이 메르스를 통해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를 막으려고 한다는 글들이 퍼져나가면서 기독교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인터넷 블로그에 올라온 메르스를 예방하고 물리치는 기도문입니다.
기도문에서는 메르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이유는 이 나라가 우상숭배와 동성애를 옹호하는 등 여러 가지 죄악 때문에 하나님이 책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소셜네트워크상에서는 “퀴어문화축제를 막지 않으면 하나님의 진노하심으로 인해 6.25 사변 다음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죽는 사례가 될 것”이라는 괴담도 떠돌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본 한 누리꾼은 “동성애 파티 하나 막으려고 수많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게 신이 하는 일”이냐며 비꼬았습니다.
또 한 누리꾼은 “메르스로 가족들을 잃은 유가족들 앞에서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위로할 것이냐”며, 하나님의 얼굴에 먹칠 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국내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16만배율 확대 모습/사진제공=보건복지부
과거 막말 발언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렸던 전광훈 목사는 이번에도 메르스 막말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전 목사는 7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모든 인간은 잠복기 100년짜리 죄의 메르스에 걸려 있어, 또 어차피 죽을 건데 왜 그렇게 난리야”라며 메르스 감염을 우려하는 국민들을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메르스를 하나님의 뜻으로 연관시켜 국민들을 선동시키는 것은 상식적이지도 않고 신앙적이지도 않다는 지적입니다.
청어람아카데미 양희송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런 몰상식한 내용을 돌려가며 선동하고, 이런 내용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저주하고 비난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는 페북에서 "사람들은 어떤 일이 생기든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며, "교회가 두려움과 공포로부터 숨는 것보다 극복하는 법을 배우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스탠딩] 송주열 / 기자
"메르스 공포를 조장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올바른 자세인지 메르스가 하루속히 진정되고 환자들이 치유될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이 올바른 기독교인의 자세인지 돌아봐야 할 땝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취재] 정용현 채성수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