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등이 지난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방문한 병원 24곳 명단을 공개하고 메르스 대응 조치 등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윤창원기자
보건당국이 발표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가운데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평택굿모닝병원에서 간병하던 126번(70·여) 환자가 전날 메르스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27일 14번(35) 환자가 평택굿모닝병원에 입원했을 때 126번 환자가 평택굿모닝병원에서 간병일을 하다 감염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평택굿모닝병원 측은 "126번 환자는 애초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병원 관계자는 "126번 환자가 감염 의심 증세를 보여 격리 조치 후 1차 유전자 검사를 실행했지만 음성 판정이 나왔다"며 "12일 밤 2차 검사 결과가 나올 예정인데 왜 확진자로 발표됐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병원 측은 "간병인업체를 통해 확인한 결과 14번 환자가 입원한 날과 126번 환자의 근무일이 겹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14번 환자는 지난달 25~27일 입원했지만, 126번 환자는 지난달 21∼24일과 지난달 29일∼지난 6일에 이 병원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접촉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병원 측은 126번 환자는 병동 9층에서 일했지만, 14번 환자는 8층에 입원했다고 주장했다.
평택굿모닝병원 관계자는 "역학조사관들이 우리 병원 음압병실에서 격리치료 중인 126번 환자를 대상으로 재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병원 측의 설명이 맞다면, 2차 검사 등을 통해 126번 환자가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병원 외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진정세로 접어든 것으로 파악됐던 평택시가 사실은 지역 전파가 이뤄진 채 잠복기를 보냈던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