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잘 됐는데...' 한화 선수들이 17일 SK와 홈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듯 더그아웃에서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자료사진=한화 이글스)
도대체 일주일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6월 들어 비상하던 독수리가 3주 차에서 급전직하했다.
한화는 21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에서 0-6 무기력한 영봉패를 안았다. 그러면서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올해 낯설었던 나쁜 숫자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10개 팀 중 한번도 없었던 시즌 첫 3연패는 물론 4, 5연패까지 숫자가 늘었다. 여기에 시즌 첫 3연전 전패까지 최근 몇 년 동안 익숙했던 장면들이 나왔다.
사실 지난주 6연전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한화의 분위기는 좋았다. 6월 둘째 주 성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시즌 최고의 한 주를 보냈던 한화였다.
6월 2주 차 한화는 5승1패로 10개 구단 중 성적이 가장 좋았다. 투타 균형이 잘 잡혔다. 팀 평균자책점(ERA) 1위(2.13)에 팀 타율도 3위(2할9푼6리)였다.
선발 미치 탈보트가 완투승 포함, 2승을 거뒀고 송창식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승2홀드를, 필승조 윤규진과 박정진이 각각 2세이브와 2홀드를 올려줬다. 타선에서는 정근우가 타율 3할9푼1리 1홈런 12타점을, 김태균이 5할 타율에 2홈런 10타점을 쓸어담았다.
▲투타 불균형…19일 NC전 뼈아픈 실책
'우리가 했어야 했는데...' 지난주 나란히 패전을 안은 한화 선발 탈보트(왼쪽)-유먼.(자료사진=한화)
하지만 한화는 일주일 사이에 완전히 달라졌다. 2주 차 5승1패의 기분좋던 숫자가 공교롭게도 3주 차에서 승패가 정확하게 바뀌었다. 1승5패, 10개 팀 중 최악의 성적이었다.
그러면서 순위도 내려앉았다. 2주 차를 소화한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한화는 34승29패였다. 6위 SK에 2경기 앞서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를 든든하게 지켰다. 당시 1위 NC와도 2.5경기 차 김성근 한화 감독은 선두권 도약을 바라봤다.
한화는 그러나 일주일이 지난 뒤 5위를 내줬다. 35승34패, 5할 승률을 간신히 넘긴 가운데 KIA(33승32패)에 승차 없이 승률 1리 차 6위가 됐다. 1위 NC와도 어느덧 5.5경기 차가 됐다. 7위 SK와도 0.5경기 차,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주 한화는 팀 ERA가 4.41로 6위였다. 팀 타율은 2할4푼8리로 최하위였다. 마운드도 불안했지만 방망이가 답답했다. 특히 NC와 3연전에서는 팀 타율 2할에도 못 미쳤고, 3경기에서 단 4점을 내는 데 그쳤다. 삼진만 27개에 병살타도 4개였다. 21일 경기 뒤 김 감독은 "타자들이 못 쳤다"고 했다.
잘 버텨줬던 선발이 무너진 것도 영향이 컸다. 17, 18일 SK와 홈 경기에서 각각 쉐인 유먼이 6⅔이닝 6실점, 송창식이 6이닝 5실점했다. 20, 21일 NC 원정에서도 미치 탈보트가 5⅓이닝 4실점, 안영명이 3⅔이닝 3실점했다.
'영수 형, 지못미' 지난 19일 NC전에 선발 등판했던 한화 선발 배영수(왼쪽)와 4회 1사에서 실책을 범해 역전패의 빌미를 안겼던 포수 정범모.(자료사진=한화)
한화로서는 19일 NC전이 가장 뼈아팠다. 4회 1사까지 퍼펙트로 막았던 배영수가 포수 정범모의 타격 방해 실책 이후 흔들렸다. 적시타에 이어 동점 2점 홈런까지 내주면서 3-0 리드가 3-3이 됐다. 이날 배영수는 5이닝 3실점했지만 자책점은 0이었다. 결국 8회 필승조 윤규진이 결승포를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만약 이날 한화가 배영수의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면 3연전 결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3연전 첫 머리의 단추를 잘 꿰지 못하면서 처진 분위기가 주말 내내 이어졌다.
실망하기는 이르다. 최근 6년 동안 5번이나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올해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극과 극의 2주를 보내며 바닥을 찍은 만큼 다시 치고 올라올 여지도 충분하다. 한화는 23일부터 넥센을 홈으로 불러들여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