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 판 차량의 대금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고 위조한 여권으로 일본으로 도망쳐 25년 동안 타인행세를 하며 살아 온 50대 살인 사건 피의자가 검거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2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A(55)씨에 대한 송환 절차를 일본 사법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90년 5월 7일 오후 9시쯤 이천시 장호원읍의 한 방죽에서 공범 B(48·검거)씨와 함께 C(당시 22세·성남 K파 조직원)씨를 공기총으로 쏘고 야구방망이로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모래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C씨가 가지고 있던 자기앞수표 150만원과 손목시계 등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차량 전문 절도단이었던 A씨 등은 당시 서울에서 훔친 콩코드 승용차를 C씨에게 판매했다가 잔금 30만원을 받지 못하자 삼겹살을 구워먹자며 불러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공범 B씨는 1990년 8월 또 다시 차량을 훔치려다 검거돼 조사를 받던 중 살인범행을 시인했으며,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A씨는 같은 해 8월 위조한 여권으로 일본으로 도피해 25년간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생활해 왔다.
경기경찰청은 이와 관련해 A씨가 일본에 거주 중인라는 정황을 포착, 인터폴 추적 수사팀을 구성, 지난해 4월부터 A씨 사건을 내사해오다가 최근 A씨가 지인 등과 전화연락을 한 단서를 확보해 일본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했다.
이후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경찰이 전담팀을 구성한 지 7일만인 같은달 24일 김씨를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당시 공범 B씨의 고교 후배에게 "일본에 취직시켜 주겠다"고 속여 여권 신청서를 작성하게 한 뒤 자신의 사진을 붙여 여권을 부정 발급받아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일본 법정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A씨는 지난 12일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형을 선고받고 풀려나 현재 일본 입국관리국에 강제 수용된 상태로 강제송환 여부를 심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