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민상토론. (방송화면 캡처)
개그 프로인데, 누군가에게는 개그로 안 보였던 걸까. 지난주 결방돼 외압 의혹이 일었던 KBS 개그콘서트의 시사 풍자 코너 '민상토론'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았다.
방심위 산하 방송심의소위(위원장 김성묵)는 24일 '민상토론'에 품위유지 조항을 적용해 행정지도 '의견제시'를 확정했다.
변희재 씨가 대표로 있는 인터넷미디어협회(인미협)는 지난 14일 방송된 '민상토론'이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판해 불쾌했다며 15일 방심위에 심의를 요청했다.
인미협은 "공영방송 KBS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 및 입장만을 찬양하는 방송을 했다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민상토론'은 메르스 사태에 대처하는 박근혜 정부의 미흡한 위기 관리 능력을 풍자하는 내용이었다.
개그맨 유민상 씨는 '낙타와 접촉을 피하라'는 보건복지부의 예방지침에 실소하며 "낙타 고기는 도대체 어디서 먹으라는 거냐"며 오히려 되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정부 대처가 빨랐더라면 일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사회를 맡은 박영진 씨는 "복지부 장관이 한심하다?" "복지부 장관이 보건을 모른다?" "서울 시장은 잘했다?" "지자체가 나서 혼란만 키웠다?" 등 말꼬리를 물며 우회적으로 정부를 비판했다.
김대성 씨는 메르스 환자가 경유한 병원 명단을 뒤늦게 공개한 보건 당국을 거론했고, 송준근 씨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