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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수사, 역시 '박근혜 가이드라인' 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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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완종 리스트' 수사, 역시 '박근혜 가이드라인' 준수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를 소환해 15시간 동안 조사한 뒤 25일 새벽 귀가시켰다.

    수사팀은 건평씨에게 경남기업 성완종 전 회장으로부터 지난 2007년 12월 특별사면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듬해 그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를 두고 기소를 검토하고 있다.

    수사팀의 건평씨 소환조사는 “최근 고 성완종씨에 대한 두 차례 사면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성완종 전 회장이 지난 4월 9일 자신이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여권인사 8명의 명단을 남기고 자살한 뒤 박 대통령은 같은달 28일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이 대독한 대국민메시지에서 사면을 문제 삼았다.

    “고 성완종씨에 대한 연이은 사면은 국민도 납득하기 어렵고”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진실을 밝히고 제도적으로 고쳐져야 우리 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면 수사를 주문했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수사 초기부터 사면 의혹을 전담하는 팀을 구성했고 70여일에 걸친 수사 끝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의 사면 개입 혐의라는 맞춤형 수사 결과를 내놓았다.

    '노무현'이라는 이름 자체가 여야와 국민들 사이에 여전히 찬반이 뚜렷하게 엇갈리는 휘발성 강한 소재임을 고려하면 수사팀의 성과는 박 대통령의 의중을 100% 읽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수사팀은 또 지난 2013년 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을 당시 성 전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의 돈을 받은 혐의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에게 출석할 것으로 거듭 요구하고 있다.

    수사팀은 이와 함께 이르면 26일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을 소환조사한다. 이 의원은 지난 2012년 총선 때 성 전 회장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현직 여당 최고위원과 전직 야당 대표라는 두 거물을 겨냥한 수사 역시 박 대통령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4월 대국민 메시지에서 “켜켜이 쌓여온 부패구조를 청산하기 위해 금품문화가 과거부터 어떻게 만연돼 왔는지를 낱낱이 밝혀서 새로운 정치개혁과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서열 2위인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권 정치인들의 금품 수수 의혹이라는 특수한 문제를 “과거부터 내려온 부정과 비리, 부패 척결”이라는 부정과 비리 일반의 문제로 대통령이 슬쩍 바꾼 것이다.

    그러자 수사팀은 “리스트에 기초하지만 리스트에 한정하지는 않는 수사”라는 점을 초반부터 강조하며 박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적극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수사팀은 리스트에 오른 허태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다는 이유로 수사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처음부터 분명히 했고 결국 서면질의로 대체했다.

    아울러 성완종 리스트에는 ‘유정복 인천시장 3억‘, 서병수 시장으로 추정되는 ’부산시장 2억‘이라는 기록이 남았지만 이들은 소환대상에서 제외된 채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만 했다.

    성완종 전 회장의 주장에 따르면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과 2012년 대선과 관련한 자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사팀은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성완종 리스트의 핵심쟁점인 박 대통령의 경선자금과 대선자금 의혹은 묻히고 대통령의 최측근들만 수사선상에서 유유히 사라진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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