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재계가 날카롭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릴 것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3500명(주최측 추산·경찰 추산 2500명)은 27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최저임금 1만원 쟁취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영상 연설을 통해 "죽어라 일해봤자 한 달에 116만원 밖에 못 받는다"며 "시급이 1만원으로 인상되면 980만 노동자의 삶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전 세계가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올리고 있는데 박근혜 정권만 이를 거부하니 재벌들이 9년째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 정권처럼 노동자를 천대하면 대한민국은 결코 희망도 비전도 만들지 못하고 추락하고 말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국의 소상공인도 민주노총에 힘을 보탰다. 정부와 재계 측이 동결을 주장하며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중소자영업자들이 힘들게 된다'는 논리를 정면 반박했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인태연 공동대표는 "정부와 대기업이 우리를 위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막았지만, 우리는 지옥 불구덩이 속에 살고 있다"며 "노동자는 우리들의 형제고, 이웃이며 최저임금 1만원을 받는 것이 시장을 살리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숭례문과 남대문 시장을 거쳐 종로구 서린동 영풍문고까지 2㎞를 행진하며 "최저임금 1만원 쟁취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구호를 외쳤다.
한편 경찰은 이날 3개 중대 250여 명을 서울역광장 인근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