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유승민 사퇴' 의총 서명 완료…"결단 내려야" 압박

김태흠 "유 원내대표 사퇴 않으면 지도부 사퇴까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이날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결하지 않기로 당론을 확정했다. 윤성호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요구를 둘러싸고 여권 내 분열이 점차 고조되는 모양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28일 오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원내대표가) 스스로 사퇴하지 않으면 무책임한 것"이라면서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지도부 사퇴까지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 사퇴를 안건으로 한 의원총회를 개최하기 위한 서명 작업을 완료했다. 29일 오전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대로 결론이 나지 않으면 의총을 바로 개최해 사퇴 압박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역시 친박계인 이장우 의원은 "29일 최고위에서 유 원내대표 거취 관련한 문제가 나오지 않겠나. 유 원내대표가 빨리 결단을 내리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앞서 친박계로 분류되는 서청원, 이정현 최고위원에 이어 비박계인 이인제, 김태호 최고위원 역시 유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낸 상태다.

유 원내대표 역시 이러한 압박에 자신의 거취를 고민 중이다. 주말동안 친박계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대화할 것이라 밝힌만큼 입장이 어떻게 정리될지 주목된다.

비박계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가 사퇴할 명분이 없고, 오히려 여권에 역풍이 몰아칠 것이라며 친박계의 공세에 반발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친박·비박계 의원들과 두루 통화를 하며 여권 내 갈등을 잠재우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박계 의원은 "김 대표가 이 상황을 원만하게 풀어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난감한 분위기가 읽힌다"며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했다.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28일과 29일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권 내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