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네' 정현(오른쪽)이 30일(한국 시각) 윔블던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에베르(왼쪽)와 경기에 앞서 심판의 설명을 듣고 있다.(윔블던=대한테니스협회)
정현(19 · 삼성증권 후원)이 7년 만에 한국 남자 테니스의 메이저 대회 1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세계 랭킹 79위인 정현은 30일(한국 시각) 영국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2015 윔블던 대회 남자 단식 본선 1회전에서 151위 피에르-위그 에베르(24 · 프랑스)에 3시간이 넘는 접전 끝에 2-3(6-1 2-6 6-3 2-6 8-10)으로 분패했다.
이로써 한국 테니스는 지난 2008년 프랑스오픈 이형택(39) 이후 메이저 대회 본선 첫 승이 무산됐다. 지난달 개인 최고 랭킹 69위까지 올랐던 정현은 프랑스오픈 예선 탈락에 이어 윔블던까지 그랜드슬램의 높은 벽을 절감해야 했다.
당초 정현의 대진은 2회전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기 충분했다. 에베르는 지난 1월 호주오픈 예선에서 정현이 2-0으로 완파했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정현은 첫 세트 4게임을 연속 따내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에 나선 에베르는 1월과는 달랐다. 1, 3세트를 내줬으나 2, 4세트를 따내며 거세게 반격했다.
마지막 5세트 정현이 먼저 승리의 기회를 잡았다. 에베르가 범실을 쏟아내면서 정현이 게임 스코어 4-2로 앞서간 것.
하지만 듀스 접전 끝에 고비를 넘지 못했다. 8-8까지 숨 가쁜 시소 게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현은 2게임을 내리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정현의 전담 코치인 윤용일 감독은 "경기 운용 능력이 많이 아쉬웠다"면서 "평소보다 긴장을 많이 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현도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지 나도 모르게 소극적으로 했던 것 같다"고 자책했다. 시니어로는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무대에 섰던 정현은 "주니어 대회와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톱 선수라 느껴진다"면서 "그랜드슬램 본선이었는데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할 거 같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