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긴축안에 대해 압도적인 반대표가 나오면서 향후 사태 전개가 안갯속에 빠져들자 국내 증시가 6일 폭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0.48포인트(2.40%) 내린 2,053.93으로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에 2,104.41이던 지수가 불과 하루 만에 2,050선 초반까지 밀려난 것이다.
이날 코스피 하락률은 2012년 6월 4일(51.38포인트, 2.80% 하락) 이후 가장 컸다. 그리스발 충격이 그만큼 큰 셈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35포인트(1.35%) 내린 2,076.06으로 개장하고서 시간이 가면서 하락폭을 키웠다.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반대표가 나와 그리스가 전면적 디폴트(채무불이행)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의 길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5일(현지시간)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 채권단이 제시한 긴축안에 대한 반대는 61.3%로 찬성(38.7%)을 크게 앞질렀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에서는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안 수용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는데, 투표결과가 반대로 나온 만큼 시장도 방향을 틀어서 갈 수 있다"며 "엔화 강세, 유로화 약세 추세로 봐서는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일정 부분 이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875억원어치를,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은 2천172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이에 비해 개인은 4천932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순매도를 나타내 전체적으로는 2천862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한국전력(0.21%)과 NAVER(0.49%)가 소폭 오른 것을 빼고는 삼성전자(-3.00%), SK하이닉스(-4.45%), 현대차(-1.48%), 아모레퍼시픽(-3.83%), 제일모직(-3.28%), 삼성생명(-3.72%), 현대모비스(-1.46%) 등 대부분 하락했다.
모든 업종이 내림세인 가운데 의료정밀(-5.26%), 증권(-4.89%), 건설업(-3.26%), 전기전자(-3.04%)의 낙폭이 특히 컸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25포인트(2.24%) 내린 752.01을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11.26포인트(1.46%) 내린 758.00으로 출발해 장중 770선 회복을 노리기도 했지만 외국인의 '팔자'세에 결국 하락폭이 커졌다.
코스닥시장도 외국인과 기관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개인이 89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78억원어치, 2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넥스시장에서는 52개 종목의 거래가 체결됐고 거래대금은 25억원 수준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5원 오른 1,126.5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