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형 디젤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그동안 중형 디젤차 시장은 수입차들의 독무대였지만 국내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중형 디젤차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에도 한국GM과 르노삼성이 말리부와 SM5 모델에 디젤 엔진을 얹어 판매해왔지만 판매 비중은 높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중형차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현대·기아차[000270]가 주력 모델에 디젤 엔진을 추가하면서 국산 중형 디젤 모델들의 반격이 예상된다.
현대차[005380]는 지난 2일 2016년형 쏘나타를 출시하면서 디젤 모델을 추가했고 기아차는 이달 중순 신형 K5를 출시하면서 디젤 모델도 선보인다.
특히 신형 K5의 경우 사전계약 11일 만에 계약 건수 6천대를 돌파하며 중형 세단 시장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중형 세단의 선택이 폭이 넓어진 만큼 소비자들은 사양과 가격 등을 꼼꼼히 따져 차를 골라야 한다.
우선 가격과 연비 면에서는 새로 출시된 쏘나타와 K5 디젤 모델이 앞선다.
쏘나타와 K5 디젤 모델의 최저 가격은 2천495만원과 2천480만원으로 기존 디젤 모델 중 최저 수준이었던 SM5 2천615만원보다 더 낮게 책정됐다.
쏘나타와 K5 디젤 모델은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 6을 이미 충족했지만 SM5나 말리부의 경우 하반기 중 유로6 엔진을 적용하게 되면 가격이 어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 가운데는 폴크스바겐 파사트 2.0 TDi의 가격이 3천970만원, BMW 520D는 6천390만원으로 국산 디젤 모델보다 가격이 크게 높은 편이다.
연비의 경우 쏘나타와 K5 디젤 모델이 16.8km/ℓ(16인치 기준)로 SM5 16.5km/ℓ(16인치), 520D 16.1km/ℓ(17인치), 파사트 14.6km/ℓ(18인치), 말리부 13.3km/ℓ(17·18인치)보다 높다.
강력한 동력성능을 나타내는 출력은 BMW 520D가 190마력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중형 디젤차 중에서는 한국GM의 말리부가 156마력으로 가장 높다.
다만 말리부는 2천cc 디젤엔진을 탑재한 반면 쏘나타와 K5는 1천700cc 엔진을, 르노삼성 SM5는 1천500cc 엔진을 탑재해 배기량당 출력은 쏘나타와 K5가 더 높은 편이다.
연간 주유비와 자동차세 등 유지비를 따져보면 르노삼성의 SM5 디젤 모델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1년간 2만km 주행을 가정할 경우 SM5 디젤모델의 연간 주유비는 166만원(ℓ당 1천370원 기준)에 그쳤다.
배기량에 따라 부과되는 자동차세 역시 27만원(2016년 기준)에 불과해 연간 유지비는 총 193만원이다.
반면 배기량이 크고 연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GM의 말리부는 연간 주유비 206만원에 자동차세 51만원 등 총 257만원의 유지비가 드는 것으로 계산됐다. 같은 디젤 모델이지만 많게는 연간 64만원의 유지비가 차이 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8일 "경쟁력 있는 국산 중형 디젤모델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앞으로 국내 디젤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들은 사양과 가격, 유지비 등을 꼼꼼히 따져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