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꼭 평창에서 금메달 따야 해!'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기술이사(왼쪽)와 딸인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국가대표 김민지가 7일 강원도 태백선수촌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한 모습.(태백=임종률 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이상화(26, 브리온컴퍼니)라는 세계적인 스타가 있다. 이상화는 올림픽 여자 500m 2연패는 물론 세계 신기록을 보유한 '빙속 여제'다.
하지만 3년 뒤 평창동계올림픽이면 이상화도 어느덧 한국 나이로 30살이다. 물론 그때도 여전한 기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서서히 새로운 선수들이 나와야 할 시기다.
빙상계에서는 이른바 '민 시스터즈'가 제 2의 이상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김민선(서문여고), 김민조(청원여고), 김민지(염광중) 등 단거리 3인방이다. 김용수 대표팀 코치는 "이들 중에서 분명히 이상화의 뒤를 이을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중 김민지는 15살의 여중생, 대표팀 막내다. 하지만 2013년 전국체전에서 성인 선수들 못지 않은 기록을 냈다. 36초74, 이상화의 세계신기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김민지는 민선, 민조 언니들과 함께 38초대 기록을 꾸준히 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민지의 아버지는 다름아닌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기술이사(48)다. 김 이사는 바로 이상화가 첫 금메달을 따낸 2010년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감독이었다. 그 대회에서 한국 빙속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등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김 이사 역시 1988년 캘거리올림픽에 나섰던 선수 출신이다.
아버지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셈이다. 신현초등학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김민지는 올해 중학생임에도 성인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아직은 어린 여중생이다. 연맹의 강릉 빙상장 견학 행사 중 아버지에게 귓속말을 하면서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스케이트장에 가면 아빠를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운동을 시작했다"는 김민지다.
하지만 포부만큼은 언니, 오빠들 못지 않다. 김민지는 "이상화 선배가 롤모델"이라면서 "꾸준히 실력을 키워 세계 무대에 한 발 더 다가서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아버지도 딸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특히 부녀라는 특별한 관계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게 혹시라도 영향을 미칠까 조심스럽다.
김 이사는 "세계 무대에 겨루려면 아직 멀었다"면서 "2년 정도는 국가대표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2년 동안 열심히 한다면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7-18시즌이면 세계 강호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은근한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