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에서 열린 화상 회의(사진=RFA)
최근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시찰한 평양생물기술연구원에서 대량의 탄저균이 생산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비확산센터의 멜리사 해넘 연구원은 9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산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개최한 기자조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했다.
해넘 연구원은 "북한 언론이 지난달 6일 김 제1비서가 방문한 유기 살충제 공장으로 알려진 평양생물기술연구원 내부 사진을 공개하면서 북한이 맹독성 탄저균을 생산할 수 있는 최신 시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해넘 연구원은 "BT(Bacillus thuringiensis)라는 유기농 살충제를 만드는 박테리아와 탄저균(Bacillus anthracis)이 매우 유사한 종으로 살충제를 만드는 공장에서 탄저균을 제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라크나 구 소련도 군사용 생물 무기 공장을 순수 민간용 살충제 공장으로 위장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제1비서가 평양생물기술연구원을 시찰하는 모습(사진=노동신문)
해넘 연구원은 "이 같은 이중 용도 가능성 때문에 국제사회의 순수한 목적의 지원이 북한의 생물무기 개발에 오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 언론의 사진과 다른 공개된 자료를 분석해 보면 영국의 한 민간단체 스위스 지부가 북한의 식량안보를 돕기 위해 2005년 시험적으로 유기 비료 공장 건설을 도왔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산으로 보이는 물품이 이 소규모 공장 사진에 나타났는데, 이는 대량살상무기 제조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물품의 수출을 금지하는 중국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소규모 공장이 불과 15㎞ 떨어진 곳에 위치한 대규모 평양생물기술연구원의 건설과 운영을 위한 훈련장으로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해넘 연구원은 "평양생물기술연구원 내 현대적 장비들이 유엔의 대북제재나 1980년대 생화학물질 수출통제 정책을 협의하기 위해 미국, 유럽연합 등 41개국으로 구성된 '호주그룹'의 통제품목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달 6일 김정은 제1비서가 인민군 제810군부대산하 평양생물기술연구원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비서는 평양생물기술연구원의 일군과 과학자들이 현대과학기술발전에서 핵심기초기술이 되고있는 생물기술연구와 응용분야에서 최첨단을 돌파한데 대해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
이어 "평양생물기술연구원에서 농산과 축산, 과수, 원예 등에 절실히 필요한 효능이 높고 인체와 토양, 생태환경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 21세기 생물농약을 연구개발한 것은 자랑할만 한 성과"라고 격려했다.
또 "평양생물기술연구원에서 이룩한 성과는 온 나라가 축하해 주어야 할 경사"라면서 "널리 소개선전해 전국이 따라 배우게 함으로써 과학기술의 불길이 더욱 세차게 타번지게 하자"고 밝혔다.
평양생물기술연구원 총부지면적이 4만 9,200여㎡로 여러가지 작물의 병해충을 구제하는데 쓰이는 생물농약 등을 연구개발하고 생산하는 과학연구, 생산기지"라고 통신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