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하고 나선 엘리엇에 이른바 '먹튀를 노린 꼼수 아니냐'는 비판론이 비등하자 엘리엇이 삼성경영권을 위협하려는 것이 아니라거나 CEO의 친한국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등 우호여론 조성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엘리엇이 17일 임시주주총회보다는 장기전을 노린 포석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엘리엇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투자책임자 제임스 스미스 대표는 11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제기하는 경영권위협론이나 ISD제기론은 007영화에 나오는 음모론보다 더 심한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먹튀주장도 오해라는 주장을 폈다. 스미스 회장은 "20년전부터 한국에 투자해왔고 보유중인 삼성물산 지분 7%는 먹튀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적은 주식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은 한꺼번에 처분하기에는 너무 주식수가 너무 많다는 얘기다.
스미스 회장은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 필요성을 존중한다. 다만 승계과정이 공정하고 다른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놓고 삼성그룹과의 주주총회 표대결을 불사하며 강경 대응해오던 엘리엇이 갑자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상당히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나온 데는 여러가지 목적이 담겼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엘리엇이 두 회사의 합병에 제동을 걸고 나선데 대한 국내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은 국내에서 20년동안 투자를 해왔고 이번 건으로 인해 한꺼번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진데 대해 적잖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전해졌다.
삼성건이 무산되더라도 엘리엇 입장에서는 한국시장에서 계속 투자를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사에 부정적인 여론을 마냥 두고만 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국민연금이 지난 10일 마라톤 회의 끝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도 원인이 됐다. 삼성 약 20% 대 엘리엇 7.12%로 주총의 단순 표대결만 놓고봐도 불리한 상황인데 11.21%나 보유한 국민연금이 삼성쪽에 가세하면서 현실적으로 합병반대를 관철시키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다.
엘리엇은 이와함께 "폴 싱어 회장이 한국에 대해 오랫동안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며 회사 이미지 제고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엘리엇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폴 싱어 회장께서는 2002년 월드컵 기간에 ‘붉은악마’ 복장 을 한 채로 한국 vs. 독일 전에서 한국을 응원 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폴 싱어 회장은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진출을 하자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한국에 가서 직접 경기를 보고 한국을 응원하고 싶은 일념으로 오로지 한국 vs. 독일 전을 관람하기 위해 뉴욕에서 한국을 방문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