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점령한 좌완 4인방'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KIA 양현종(왼쪽부터)-두산 유희관-SK 김광현-두산 장원준.(자료사진)
김인식 야구 국가대표 감독은 최근 기술위원회에서 "국내 투수 중 우완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오는 11월 야구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12'에 나설 오른손 선발 투수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상급 토종 선발 투수는 대부분 좌완이다. KIA와 두산, SK의 에이스 양현종, 유희관, 김광현이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한 형국이다.
여기에 좌완 투수 최고 몸값(4년 84억 원)의 장원준(두산)까지 KBO는 특급 토종 좌완 풍년이다. 윤성환(삼성)과 노장 손민한(NC), 송승준(롯데) 등 우완들도 나름 활약하지만 왼손 열풍에는 다소 못 미친다.
공교롭게도 리그 정상급 우완 경쟁은 외국인 선수들이 하고 있다. 삼성과 NC 선두권 상승세의 주역 알프레도 피가로와 에릭 해커, 롯데의 외인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 등이다.
이들 세력은 나란히 KBO 리그를 양분하고 있다. 리그를 호령하면서 타이틀 경쟁을 뜨겁게 펼치는 모양새다.
'외인 우완 트로이카' 지난해 릭 밴덴헐크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삼성 피가로(왼쪽부터)와 3년째 꿋꿋한 활약을 펼치는 NC 해커, 롯데를 지탱하고 있는 린드블럼.(자료사진)
전반기 투수 능력의 척도로 불리는 평균자책점(ERA)은 양현종의 독무대였다. 리그 유일의 1점대 ERA를 찍었다. 양현종은 17경기 106⅓이닝 21자책으로 1.78을 기록 중이다. 4월까지 6경기 ERA 2.31로 출발한 양현종은 5월 0.87, 6월 1.54의 경이적인 행보를 이었다. 지난 4일 케이티전에서 1⅓이닝 만에 2자책하며 어깨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그 뒤를 해커(3.14)와 피가로(3.15)가 쫓고 있다. 격차가 적지 않지만 최근 몇 동안 여름에 부진했던 양현종임을 감안하면 후반기 뒤집기를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장원준(3.45), 김광현(3.47), 유희관(3.48), 린드블럼(3.58)도 "올해만큼은 다르다"고 선언한 양현종과 경쟁에 뛰어들 만하다.
다승 역시 토종 좌완 vs 우완 외인의 구도다. 유희관과 피가로가 나란히 11승으로 1위를 달린다. 3위 해커(10승)에 이어 공동 4위(9승) 김광현, 린드블럼도 차이가 크지 않다. 공동 7위(8승) 장원준, 양현종도 후반기에 따라 순위를 높일 수 있다.
선발 투수의 덕목으로 꼽히는 퀄리티스타트(QS)에서도 경쟁이 펼쳐진다. 피가로와 해커가 나란히 13번으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린드블럼과 양현종이 12번으로 뒤를 잇는다. 다만 탈삼진에서는 지난해 20승 투수 앤디 밴 헤켄(넥센)이 단연 1위(116개)다.
올 시즌 전반기를 양분했던 토종 좌완과 우완 외인 선발 투수. 과연 이들의 쟁탈전이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