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가 장점인 세터 이다영(왼쪽)과 경기 운영에 강한 세터 염혜선. (자료사진=박종민 기자/KOVO)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은 최근 컵대회에서 염혜선과 이다영을 고루 기용하고 있다. 출전 시간은 거의 반반이다. 이미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주전 세터 염혜선이 있음에도 신인 세터 이다영을 지명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염혜선은 2010-2011시즌부터 4년 연속 V-리그 세터상을 받은 현대건설을 주전 세터다. 2010-2011시즌 현대건설 우승 세터이기도 하다. 반면 이다영은 고교시절부터 쌍둥이 자매 이재영(흥국생명)과 함께 대표팀에서 활약한 차세대 세터다.
염혜선의 장점은 역시 경기 운영이다. 그만큼 노련하다는 의미다. 이다영은 178cm 신장에서 나오는 높이가 장점이다. 대신 염혜선은 체력, 이다영은 경험 부족이 단점이다.
양철호 감독은 "이다영은 높이가 좋다. 그런데 아직 공격수에게 올려주는 공의 높이 등은 더 보완해야 한다"면서 "경기 운영은 아직 염혜선이 낫다. 그런데 체력적으로 조금 문제가 있다. 남은 기간 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단 둘의 로테이션 기용은 효과적이다.
1세트를 내준 현대건설은 이다영이 나선 2~3세트를 잡으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패색이 짙던 4세트를 염혜선의 토스워크 덕분에 따내면서 경기를 매조지었다.
염혜선은 2경기에서 124개의 토스 중 40개를 정확히 배달했다. 토스의 정확도에서는 95개 중 41개를 공격수 입맛에 맞게 올린 이다영이 앞선다. 이다영은 블로킹도 2개를 기록했다. 대신 염혜선은 20개의 디그를 잡아냈고, 서브 득점도 2개다. 장단점이 확실히 다르다.
덕분에 양철호 감독은 시즌 중에도 이런 방식으로 둘을 기용할 계획이다. 한 명의 세터가 확실히 뛰어나다면 몰라도, 좋은 세터가 둘이나 있으니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경쟁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