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에이핑크(박초롱, 윤보미, 정은지, 손나은, 김남주, 오하영)가 시원 상큼한 향을 가득 품고 돌아왔다. 특유의 '청순함'을 주무기로 '대전'으로 불리는 가요계에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16일 오후 4시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는 에이핑크의 정규 2집 '핑크 메모리(Pink Memory)'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날 에이핑크는 새 앨범 수록곡 '신기하죠'와 '꽃잎점', 타이틀곡 '메모리(Memory)' 무대를 첫 공개했으며, 컴백 소감과 활동 계획 등을 밝혔다.
1위 소감부터 전했다. 이날 0시 베일을 벗은 '메모리'는 공개 직후부터 주요 음원차트 정상을 휩쓸기 시작해 국내 전 차트를 '올킬'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나은은 "데뷔 후 처음으로 올킬을 해본 것 같다"며 "어젯밤 다 같이 음원 공개를 기다렸고, 1위에 오른 순간 소리를 지르면서 굉장히 기뻐했다"며 웃었다.
이어 초롱은 "무엇보다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물론 1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메모리'가 앞으로 좀 더 롱런하는 음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망했다.
'메모리'는 에이핑크와 남다른 호흡을 과시해왔던 신사동호랭이와 범이낭이의 작품으로 경쾌한 리듬이 인상적인 여름 댄스곡이다. 에이핑크는 '청순'이라는 팀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여름에 걸맞은 시원한 매력을 뿜어낼 각오다.
콘셉트를 잡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초롱은 "너무 큰 변화를 주면 '에이핑크스럽지 않다'는 이야기 들을 것 같고, 변화가 없으면 '뻔한 스토리'라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아서 고민과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행히 여름에 맞춰보자는 생각이 나와서 준비하기 수월했다"며 "'메모리'는 사이다같은 청량함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콘셉트도 우리가 가진 색에서 좀 더 경쾌하고 밝은 색으로 잡았다"고 소개했다.
뚝심도 지켰다. 비키니는 물론이고 타 걸그룹이 약속이나 한 듯 착용했던 비치웨어조차 입지 않았다. 에이핑크는 "비치웨어는 좀 더 성숙해지면 입어보려 한다"면서 "그래도 이전보다 의상이 가벼워졌다. 반바지도 입고 팔도 많이 드러내는 시원한 의상을 골랐다"며 웃었다.
정체성을 지킬 수 있었던 가장 큰 버팀목은 팬들의 존재였다. 에이핑크의 팬덤은 약 13만 명으로, 국내 걸그룹 중에선 소녀시대에 이어 두 번째에 해당한다. 보미는 "매번 들을 때마다 믿기지 않는 숫자"라며 "에이핑크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에이핑크는 꾸준히 변화를 시도 중이고, 동시에 성장 중이다. 이번 앨범에도 댄스부터 스윙, R&B,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이 수록됐다. 또한 초롱과 하영이 작사, 은지가 작사작곡한 곡도 만날 수 있다.
에이핑크는 "항상 콘셉트와 음악에 대한 고민이 많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안에서 성장한 음악을 보여 드리는 게 목표고, 팬들에게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최종 목표는 롱런하는 그룹이 되어 오래오래 노래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에이핑크는 오는 17일 KBS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방송 활동에 돌입한다. 또한 향후 8월 22~23일 양일간 개최되는 국내 콘서트와 9월 예정된 일본 투어 등을 통해 팬들과 호흡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