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은 해봐야 안 될 싸움을 기어이 해볼 만한 판으로 만들어 버리는 베테랑 형사들의 이야기다. '우리에게 이런 형사 한 명쯤 있는 거 좋잖아?' '서도철 형사(황정민) 같은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베테랑은 이런 생각에서 시작됐다."
영화 베테랑에 대한 류승완 감독의 연출의 변이다.
21일 서울 행당동에 있는 CGV 왕십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를 통해 공개된 베테랑은 류 감독의 말대로 통쾌한 이야기와 시원한 액션을 지니고 있었다.
한 번 꽃힌 것은 무조건 끝을 보는 행동파 형사 서도철, 20년 경력의 승부사 오팀장(오달수), 위장 전문 홍일점 미스봉(장윤주), 육체파 왕형사(오대환), 막내 윤형사(김시후)까지 '수갑 차고 다니면서 쪽팔릴 짓 하지 말자'는 신념으로 뭉친 특수 강력사건 담당 광역수사대.
오랫동안 쫓던 대형 범죄를 해결한 뒤 숨을 돌리려는 찰나, 서도철은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안하무인의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만나게 된다. 언제나 조태오의 곁을 지키는 오른팔 최상무(유해진)도.
서도철은 "건드리면 다친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조태오의 악행을 파헤친다. 그의 집념으로 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
류승완 감독은 실제 취재를 통해 이 영화에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극중 한국 사회의 현실을 꼬집는 에피소드와 대사가 가능했던 이유다.
류 감독의 영화적 동지인 정두홍 무술감독과 함께 빚어낸 액션신은 경쾌했다. 과한 폭력성, 인위적인 면을 철저히 배제하면서 캐릭터의 감정을 제대로 묻어나게 한 덕이다.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로, 인물들의 감정이 최고조로 치달아가는 서도철과 조태오의 마지막 추격·격투 신은 고층 건물과 시민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명동에서 촬영돼 눈길을 끈다. 명동 한복판에서 8차선 도로를 통제하면서 촬영을 진행한 것은 베테랑이 처음이라고 한다.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킨 명배우들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서도철 역의 황정민은 2010년 '부당거래'에 이어 류승완 감독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그는 "와일드하면서 시원한 위트를 지닌 서도철 캐릭터는 나와 닮은 부분이 가장 많은 캐릭터라 즐겁고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이 시대를 사는 청춘의 모습을 대변해 온 유아인은 인상적인 악역 연기를 선보인다. "모험일 수 있겠지만 악역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안하무인의 악역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 주고 싶었다"는 유아인의 바람은 일단 이뤄진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