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A8 (삼성전자 제공)
중저가폰 공세가 무섭다.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폰에서 거품을 뺀 실속형 중심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주요 제조업체들은 이같은 추세에 맞춰 가격은 저렴하지만 성능은 프리미엄폰에 뒤지지 않는 '중저가폰'을 잇따라 출시하는 이유다.
◇ 삼성전자-LG전자, 이제는 스마트폰 '가격 인하' 경쟁삼성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8'을 오는 24일 출시 예정이다.
역대 삼성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두께(5.9㎜)를 자랑하고 5.7인치 풀HD 슈퍼 아몰레드와 엑시노스5430 모바일 프로세서, 갤럭시S6과 동일한 전후면 카메라 등을 갖췄다.
출고가는 64만 9000원으로 보급형치고는 비싸다. 그러나 SK텔레콤이 갤럭시A8의 단독 출시로, 3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제공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30만 원대에 살 수 있다.
또 셀카에 초점을 맞춘 20만원대 보급형폰 '갤럭시J5'도 22일 출시한다.
전면 500만 화소 카메라와 전면 LED 플래시를 탑재하고 화각이 최대 120도까지 넓어지는 '와이드 셀피' 기능을 탑재해 젊은층에게 호응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보급형 모델에 특정 알파벳을 붙여 브랜드화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중저가 스마트폰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LG전자도 보급형 3G 스마트폰 '벨로2'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 벨로2는 지난해 8월 출시한 'L벨로' 후속작이다. 'L벨로'는 브라질에서만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벨로2 (LG전자 제공)
LG전자는 '벨로2'를 이달 중남미를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독립국가연합(CIS) 등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벨로2는 5인치 디스플레이와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제스처샷, 셀피 플래시 등 셀피에 특화된 사용자경험(UX)을 탑재했다.
◇ 단통법 탓? 프리미엄폰 83% → 52% '뚝'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 이전인 2014년에는 80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83%에 달했다. 그러나 단통법 이후에는 52%로 뚝 떨어졌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보조금과 차별화된 성능과 디자인 등을 고려해 프리미엄폰을 선택했다.
그러나 단통법으로 엄격히 제한된 단말기 지원금 탓에 심리적 구입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저렴한 단말기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단말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점도 한 몫했다. 가격은 저렴해도 디자인이나 성능은 고가 스마트폰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또 통화와 문자 전송, 메신저 등 몇 가지 기능만 쓰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사용 패턴에 따른 중저가폰을 고르는 '실속형' 구매 또한 늘고 있다.
◇ 프리미엄폰은 애플 '선점' … 중저가폰 수요↑ 신흥국 '공략'
{RELNEWS:right}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저가폰으로 시선을 돌린 것에 대해, 이미 포화상태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폰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폰 시장은 애플이 확고한 1위를 구축한 상태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결국 애플의 시장을 잠식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신흥국을 중심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시장도 강화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두 회사가 프리미엄 시장에만 집중하기에 애플의 시장지배력이 너무나 확고하다. 애플은 세계 400달러 이상 프리미엄폰시장에서 무려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우 신흥국에서 수요가 날로 늘고 있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 대비 중저가폰의 수익성은 낮지만, 중저가폰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놓으면 향후 프리미엄폰에 대한 수요가 나타날 때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