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상무 미드필더 권하늘은 한국 여자축구 선수로는 최초로 A매치 100경기 출전을 눈앞에 뒀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처음에는 언니들 따라갔는데 이제는 제가 솔선수범해서 더 열심히 뛰어야죠”
한국 축구 역사상 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9명뿐이다. 차범근을 시작으로 홍명보와 황선홍, 유상철, 김태영, 이운재, 이영표, 박지성, 이동국까지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영광의 주인공은 모두 남자다.
하지만 여자 축구 최초의 ‘센추리 클럽’ 가입을 앞둔 주인공이 있다. WK리그 부산 상무에서 활약하는 미드필더 권하늘이 현재 A매치 98경기 출전으로 ‘센추리 클럽’ 가입에 불과 2경기만을 남겼다.
2006년 11월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생애 첫 A매치 출전의 기쁨을 맛본 권하늘은 9년 만에 개인 통산 100번째 A매치를 눈앞에 뒀다. 다음 달 중국 우한에서 개막하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여자 축구대표팀에 발탁된 권하늘은 이변이 없는 한 일본과 대회 2차전에서 ‘센추리 클럽’ 가입의 영광을 맛보게 된다.
대회가 열리는 중국 우한으로 출국을 하루 앞두고 28일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권하늘은 “처음으로 한국 여자축구의 역사적인 길을 걷게 돼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 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하는 선수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첫 A매치를 “어려서 언니들을 따라간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회상한 그는 “이제는 나이도 많이 먹어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다. 내가 솔선수범해서 더 열심히 뛰면 후배들도 잘 따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신의 100번째 A매치가 유력한 일본과 경기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굳은 각오를 밝힌 권하늘은 “팀 목표는 우승이다. 개인적으로는 3승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군인인 것도 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진 것이 너무 아쉽다. 북한과 경기는 어떻게 해서든 목숨 걸고 이기겠다”고 덧붙였다.
권하늘이 지난달 월드컵보다 더 어려운 상대와 만났다는 평가를 받는 동아시안컵의 우승을 약속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여자 축구를 향한 축구팬의 관심이 한껏 높아진 상황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