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케이티전. 넥센이 6-3으로 앞선 7회말 2사 3루. 타석에는 박병호가 들어섰다. 박병호를 의식한 케이티 벤치는 투수를 최원재에서 조무근으로 바꿨다. 조무근은 7월 무실점을 기록 중인 케이티의 핵심 불펜 투수다.
하지만 박병호 앞에서는 조무근도 어쩔 수 없었다. 박병호는 조무근의 128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시즌 31호 홈런이었다.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홈런이다.
일단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이었다. 2사 후 터진 박병호의 홈런 덕분에 넥센은 6-3에서 8-3으로 달아났다. 2이닝이 남은 상황에서 3점 차와 5점 차는 확연히 다르다.
무엇보다 점수 차를 5점으로 벌리면서 넥센은 전력 소모를 막았다. 3점 차였으면 8회초 마운드에 올랐을 필승조 한현희를 아꼈다. 김택형-김영민-마정길이 이어 던지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물론 8회초 1점을 내준 뒤 9회초 2사 후 주자 두 명이 채워져 세이브 상황이 되면서 기록을 위해 손승락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공 6개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두권을 추격하고 있는 넥센에게는 1승이 소중한 상황. 가뜩이나 선발진이 약한 만큼 필승조의 체력이 관건이다. 이날 한현희, 손승락에 체력을 세이브하면서 남은 경기에서 한현희, 손승락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선두권 추격에 힘이 생겼다는 의미다.
박병호 개인에게도 값진 홈런이다.
박병호는 지난 16일 삼성전에 이어 12일 만에 홈런을 쳤다. 시즌 31호 홈런으로 2위 에릭 테임즈(NC)와 격차를 3개로 벌렸다. 프로야구 최초의 4년 연속 홈런왕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