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롯데의 형제간 분란이 계속 꼬리를 물자 또 노심초사하는 이가 있다.
사면무드가 무르익을 때마다 뜻하지 않은 악재가 자꾸 터져 심란한 최태원 SK회장이다.
이번에는 롯데사태가 코앞에 닥친 8.15 광복절 특사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까 SK그룹은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연말에도 정치권과 재계에서 사면 분위기를 조성해보려 했지만 때아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악재가 찬물을 끼얹었다.
'땅콩 회항' 사태로 논란을 일으킨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 (윤성호 기자)
연초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최 회장만이라도 사면했으면 좋겠다고 밀어 부쳤지만 결국 부정적인 정서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금 롯데의 불똥은 또 어디로 튈지 예측불허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확실한 가닥이 잡히지 않은 채 시간을 끌수록 광복절 대특사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반기업 정서냐 미뤄진 경제 활성화냐 하는 기로에서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해 모처럼 기업에 힘을 실어주려 했던 분위기가 자칫 돌아서지 않을까 재계는 걱정하고 있다.
특히 반기업 정서는 재벌의 지배구조나 회장 일가의 크고 작은 비리에 쉬 불붙는 속성이 있다.
그런 점에서 폭발성이 강한 인화물질과도 같다.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둘러 싼 다툼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 31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 호텔 신관 34층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위치해 있다. 박종민기자
국내 30대 그룹들이 지난 9일 정부에 사면 요청의 목소리를 낸 데 이어 경제단체들도 사면 요청안을 하나로 취합한 바 있어 사실상 기업인 사면은 청와대의 결정만을 고대하는 양상이다.
전경련과 대한상의는 회장들이 직접 나서 이번에야말로 기업인 사면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쐐기를 박아놓은 상태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23일 "기업인을 사면해주면 어느 정도 본인이 사회에 보답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고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하루 앞서 22일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이번 광복절 특사에서 기업인이 제외된다면 역차별”이라고까지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