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2개월 만에 4인조 밴드로 돌아온 걸그룹 원더걸스가 3일 오후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정규 3집 앨범 ‘REBOOT' 쇼케이스를 갖고 있다. 황진환기자
댄스를 주무기로 했던 국내 대표 걸그룹의 밴드 변신. 원더걸스의 도전은 무리수가 아닌 신의 한 수였다.
원더걸스는 3일 오후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정규 3집 ‘리부트(REBOOT)’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었다. 이날 원더걸스는 자신들의 히트곡 ‘텔 미(Tell Me)’를 시작으로 신곡 무대를 선보이며 그동안 갈고 닦았던 연주 실력을 뽐냈다.
◇ “밴드 변신 계기? 취미로 시작한 악기 연습”
3년 2개월 만에 4인조 밴드로 돌아온 걸그룹 원더걸스가 3일 오후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정규 3집 앨범 ‘REBOOT' 쇼케이스를 갖고 있다. 황진환기자
연주를 마친 원더걸스는 밴드 변신 계기부터 밝혔다. 놀랍게도 취미로 악기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예은은 “래퍼인 유빈 언니는 드럼을, 컨츄리 음악을 좋아하는 혜림이는 어쿠스틱 기타를 배우고 있었다. 또 나는 원래 건반을 쳤었다”며 “그러던 중 선미도 악기를 배우고 싶다면서 베이스를 시작했다. 그게 밴드 변신을 하게 된 시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재미삼아 합주를 종종 했는데, 회사에서 ‘밴드 포맷을 대중에게 보여드리는 것도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걸밴드가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 드물다. 그만큼 밴드 변신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선미는 “대중이 좋아하는 원더걸스에서 벗어나 밴드를 준비하게 됐을 때 두려움이 컸고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다행히 앨범을 준비하면서 각자의 감성을 풀어냈는데, 그 과정이 만족스러웠고, 성장한 느낌이 들더라. 만약 대중이 낯설어하신다고 해도 우리는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또 밴드 포맷이 일회성을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 “팀 떠난 선예·소희, 자주 연락하고 지내”
3년 2개월 만에 4인조 밴드로 돌아온 걸그룹 원더걸스가 3일 오후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정규 3집 앨범 ‘REBOOT' 쇼케이스를 갖고 있다. 황진환기자
팀을 공식 탈퇴한 선예와 소희의 근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달 선예와 소희는 원더걸스 공식 팬카페 ‘원더풀’에 장문의 글을 남기며 탈퇴 소식을 전했다.
예은은 “선예, 소희와는 오늘도 연락했다. 조금 전에도 ‘내가 더 떨린다. 잘 지켜보고 있으니 긴장하지 말라’고 문자를 보내줬다”며 “나중에 방송국도 놀러온다더라. 이렇게 우리는 항상 연락하고 지낸다”고 말했다.
솔로 데뷔 후 팀에 재합류한 선미도 소감을 밝혔다. 선미는 “5년 만에 원더걸스로 다시 활동하게 됐다. 예상을 안 했던 것은 아니고 항상 계획되어있던 것이다. 솔로 활동을 하면서 차근차근 (원더걸스 재합류를)준비해왔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다른 앨범들과 다르게 이번 앨범은 서로 머리를 쥐어짜고 고생해서 만든 앨범이다. 그만큼 감회가 남다르다”며 “인터뷰를 하는 게 아직 얼떨떨하다. 다행히 좋은 성적으로 출발하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 “미국 진출 후회 없어…해체설 신경 안썼다”
3년 2개월 만에 4인조 밴드로 돌아온 걸그룹 원더걸스가 3일 오후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정규 3집 앨범 ‘REBOOT' 쇼케이스를 갖고 있다. 황진환기자
과거 미국 진출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으나 “후회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예은은 “후회가 없었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믿지 않으신다. 하지만 정말 소중했던 시간이었고, 기억나는 추억이 많다”며 “그전까지는 여유라는 게 없었다. 미국에 있었을 때는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원더걸스가 밴드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도 미국 진출 경험 덕이라고. 예은은 “지금 누가 ‘다시 미국에 가자’고 한다면 무섭다고 하겠지만, 그 때는 우리가 어렸고 두려움이 없었다”며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밴드 도전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없지 않았나 싶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이것저것 많이 해봐야하지 않나”라며 웃었다.
이후 길었던 공백기 탓에 해체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원더걸스는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앞을 보고 달렸다.
유빈은 “해체설은 기사나 주변 분들을 통해 전해 들었다”면서 “우리는 항상 같이 살고 선예, 소희와도 연락하고 지내고 있어서 체감하지 못했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공백기 동안 지하에서 드럼만 치고 살았다. TV도 거의 보지 않았고, 바쁘게 앨범 준비하면서 재미있게 보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