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3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롯데그룹 후계자 자리를 놓고 형과 경쟁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의 임원들을 총동원한 여론전은 물론 경영 현장을 누비는 등 광폭행보를 하고 있다.
롯데그룹 37개 계열사 사장들은 4일 서울 제2롯데월드에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성명을 냈다.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리더로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성과를 보여준 현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임에 의견을 함께하고 지지를 표명한다"는 내용이다.
일본에서는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한국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충성을 거듭 다짐했다. 쓰쿠다 사장은 지난 27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의한 '장남의 쿠데타'에서 해임됐다 신 회장에 의해 되살아난 인물이기도 하다.
임원들이 충성맹세를 쏟아내는 것은 사실상 현 롯데그룹이 신동빈 체제로 꾸려져 있기 때문이다. 사장단의 성명서 발표나 쓰쿠다 사장의 기자회견 모두 '지시받은 사항'이 아닌 자발적 선택이라고 주장하지만 목표가 분명한 만큼, 그대로 읽히지 않는다. 앞서 신 회장은 2011년 한국 롯데 회장에 취임해 5년째 인사권을 행사해온 데 이어 지난달에는 일본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한일 원톱 체제'를 만들었다.
이같은 임직원들의 엄호 속에 신동빈 회장은 가족 간 분쟁과는 멀리 떨어져 현장 경영에 집중했다.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연수원을 방문해 신입사원들을 만나 격려하고 이어 인근 오산 물류센터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또 롯데가 개발 계획 중인 동탄 신도시 부지, 롯데수원몰까지 방문했다. 앞서 귀국 당일인 전날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나자마자 제2롯데월드로 향한 것의 연장선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