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특수 대출 담당자라며 돈을 빌려주면 50%의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수백억원을 가로챈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부인 양모(33)씨를 구속하고, 남편 이모(3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대부업체에서 일하던 양씨는 지인들에게 "돈을 투자하면 높은 이자를 준다"며 A씨 등 3명으로부터 2억 8000만원을 빌려 대부업체에 건넸다.
하지만 해당 대부업체가 망하자 빚을 지게 된 양씨는 남편과 함께 본격적인 범행을 계획했다.
또 다른 지인들에게 접근해 "저축은행 특수 대출팀에 근무하고 있다, 신용이 좋지 않지만 현금 유동성이 큰 자영업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고 있다"며 "우리팀에 투자하면 원금은 보장하고 50% 이상의 이자를 주겠다"고 속였다.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161명으로부터 뜯어낸 돈만 238억여원.
특히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뜯어낸 돈으로 A씨 등에게 원금의 2배를 돌려줬고,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대규모의 피해자들을 모집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위조한 원금보장보험증권 등을 보여주며 피해자들을 믿게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RELNEWS:right}
하지만 23억 원을 투자한 B씨가 "이자를 왜 주지 않느냐"고 채근하자, 양씨가 "모두 거짓말이었다"고 털어놓으면서 범행의 전모가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은 범행 가담 횟수가 적고, 18개월 된 아이가 있는 사정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 중"이라며 "투자 전 꼼꼼하게 상품과 투자처를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세금포탈 여부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