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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본부 "공영방송 이사 ‘3연임’ 웬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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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본부 "공영방송 이사 ‘3연임’ 웬말이냐"

     

    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방송공사(KBS)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추천·선임 문제를 또다시 연기했다.

    방통위의 전체회의가 미뤄진 것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6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사회가 취소된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MBC본부)는 '공영방송 이사 3연임 웬말이냐' 성명을 발표하고, 3연임을 시도하는 차기환·김광동 이사를 언급하며 "청와대의 언론장악 프로젝트를 앞장서 실행해왔던 전과에 대한 보상"이냐고 반문했다.

    MBC본부는 "진통을 겪더라도,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공영방송에 대한 합리적 사고, 공정방송에 대한 뚜렷한 인식을 가진 인사들이 방문진 이사로 선임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방송문화진흥회와 KBS 차기 이사 선임이 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이사 선임을 위해 오늘 오전 예정됐던 방통위 전체 회의가 또 다시 취소됐다. 벌써 세 번째 회의 연기다. 진통의 핵심 이유 중 하나는 특정 인물의 공영방송 이사 ‘3연임’ 시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 이사로 연임 중인 차기환 이사가 KBS 차기 이사에 지원했고, 여권에서 이사 선임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차기환 이사는 지난 6년 동안 방문진 이사로 재임하며 ‘배임범’ 김재철에 대한 해임안 부결에 앞장서는 등 MBC를 망가뜨린 장본인 중 하나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차 이사는 세월호 유가족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고, ‘박원순 저격수’를 자처하며 자신의 SNS를 통해 박 시장을 비하하는 ‘일베’의 게시물까지 퍼날라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발언이 논란이 됐을 땐 문 후보자를 적극 비호했고, 이후 MBC에선 ‘문창극 긴급 대담’이 편성되기도 했다. 공영방송 이사로서의 자격이 없는 인물이다.

    이사로서의 자질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차기환 이사의 KBS 이사 지원은 최소한의 상도의에도 맞지 않는 파렴치한 행위다. 차 이사는 6년간 방문진 이사를 역임하며, MBC의 온갖 영업 비밀과 관련된 보고를 받아왔다. 법적으로 공개가 원칙인 방문진 회의도 이 같은 영업 비밀을 보고 받는다는 이유로 숱하게 비공개로 진행돼 왔다. 이런 비공개에 앞장선 인물 중 하나도 차기환 이사이다. MBC의 경영을 6년간 관리 감독해 온 이사가 경쟁사인 KBS의 이사직에 취임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또 윤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일인가. 이는 노동조합뿐 아니라 MBC 경영진도 앞장서 반대해야 할 사안이다. 회사의 영업 비밀이 고스란히 상대사로 흘러갈 수 있는 상황에 MBC 경영진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차 이사가 청와대의 강한 신임을 받고 있어 반대 목소리를 감히 낼 수 없는 것인가.

    차기환 이사 뿐 아니라 김광동 현 방문진 이사 역시 ‘3연임’ 가능성이 높다. MB 정부 시절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추천으로 방문진에 입성한 것으로 알려진 김 이사는 뉴라이트계 극우 인사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이 한창이던 2013년 국정원을 적극 지지하는 글을 언론에 기고하기도 했다. 김 이사 역시 배임범 김재철 옹호는 물론 현 경영진의 위법 경영과 노조 탄압을 앞장서 두둔했던 인물이다.

    공영방송 이사의 ‘3연임’은 지금껏 공영방송 역사상 단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는 일이다. 방문진과 KBS 이사회는 공영방송의 경영을 관리, 감독하는 중요한 기구로서, 특정 세력, 특정 인물들의 전유물이 돼서는 결코 안 되는 곳이다. 그런데 왜 역사상 전무후무한 ‘3연임’을 그토록 밀어붙이려 하는가. 청와대의 언론장악 프로젝트를 앞장서 실행해왔던 전과에 대한 보상인가. 그 많은 후보자들 중 정치적으로 극히 편향된 인물들의 ‘3연임’에 왜 이토록 집착하는가.

    고영주 현 방문진 감사와 김원배 이사 역시 차기 방문진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며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이 역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공안검사 출신인 고영주 감사는 영화 ‘변호인’의 바탕이 된 ‘부림사건’의 담당 검사 출신으로 대표적인 극우 인사이다. 고 감사 역시 현재 세월호 특조위 조사위원으로, 유족들을 떼쓰는 사람으로 몰아가는 망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또 “애국 진영에선 MBC가 공정방송 1위”라든지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해경이 79명을 구조했는데 (MBC 보도에서는) 왜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보도하느냐”는 등의 비상식적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정수장학회 출신 ‘친박’ 인사인 김원배 이사 역시 10억대 교비 횡령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았고, 최근엔 목원대 자산 불법매각 혐의 등으로 고발되기도 했다. 모두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주변의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인물이다.

    MBC의 경쟁력은 날로 떨어지고 있다.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위법 경영, 징계를 남발하며 사내 화합을 가로막은 폭압적 경영, ‘배임범’ 김재철의 선처를 호소하는 등 사실상의 ‘배임 경영’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을 해야 할 방문진 이사회가 이런 부적격 인사들로 구성된다면 MBC의 미래는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다. 진통을 겪더라도,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공영방송에 대한 합리적 사고, 공정방송에 대한 뚜렷한 인식을 가진 인사들이 방문진 이사로 선임되길 촉구한다.

    2015년 8월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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