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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꼴찌' 한화의 반전과 'BS 1위' 롯데의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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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런 꼴찌' 한화의 반전과 'BS 1위' 롯데의 참사

    '너 아니면 졌어~' 8일 롯데와 홈 경기에서 8회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린 한화 조인성이 로저스의 축하를 받는 모습(왼쪽)과 이날 동점포에 이어 김경언의 결승포까지 내준 롯데 정대현.(자료사진=한화, 롯데)

     

    8일 한밭벌을 뜨겁게 달궜던 '대전 극장'은 예기치 못한 반전과 숨어 있던 뇌관이 어우러진 드라마였다. 기대하지 않았던 한화의 장타력과 슬픈 예감이 틀리지 않았던 롯데의 불펜의 불안 요소가 동시에 폭발했다.

    한화는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6-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반면 롯데는 7회까지 4-1, 3점 차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충격적인 뒤집기 패배를 안았다.

    누구도 예상할 수 없던 결말이었다. 올 시즌 역전승 1위에 빛나는 한화의 뒷심은 인정할 만했지만 이런 식의 뒤집기는 전혀 짐작할 수 없던 모습이었다. 아무리 불펜이 약한 롯데라지만 그런 패배를 당하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한화, 홈런 최하위 맞아?

    한화는 이날 7회까지 1득점의 빈공을 보였다. 특히 6회까지 단 1안타에 그쳤다. 롯데 선발 이재곤이 5회까지 4사구 8개를 내주면서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그나마 0-4로 뒤진 7회 김경언의 안타와 김태균의 2루타로 1점을 냈다. 간신히 영패를 면하는가 싶었다.

    1-4로 뒤진 8회, 아무리 전날까지 역전승이 29차례인 한화도 뒤집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더욱이 분위기를 단숨에 바꿀 한방이 한화는 부족했다. 올해 홈런 꼴찌의 팀이기 때문이었다.

    한화는 7일까지 99경기 78홈런에 그쳤다. 경기당 0.79개, 1개가 채 되지 않았다. 똑같이 99경기를 치렀던 홈런 1위 넥센(148개)과는 무려 70개 차, 거의 절반 수준이었다. 신생팀 케이티(0.84개)에도 미치지 못하는 허약한 장타력이었다. 지난해도 한화는 팀 홈런 8위(104개), 2013년에는 꼴찌(47개)였다.

    4번 타자 김태균이 가장 많은 18개를 날렸지만 리그 전체 10위 밖이었다. 1위(36개) 박병호(넥센)의 딱 절반이었다. 팀내 2위(13개)인 최진행이 금지약물 복용으로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영향이 적잖았다. 여기에 장타를 펑펑 쳐줘야 할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가 4경기만 치르고 부상으로 빠진 탓도 있다.

    '역시 갓경언' 8일 롯데와 홈 경기에서 8회 결승 역전 2점 홈런을 날린 한화 김경언.(자료사진=한화)

     

    그러나 이날 한화는 홈런 최하위가 맞나 싶었다. 동점과 역전을 한방으로 일궈냈다. 1-4로 뒤진 8회 1사 1, 3루에서 조인성이 통렬한 동점 좌월 3점포를 날린 데 이어 김경언이 2사 1루에서는 김경언이 시원한 우중월 역전 2점포를 쏘아올렸다.

    조인성의 시즌 5호, 김경언의 시즌 10호 홈런이었다. 조인성은 2010년 LG 시절 28홈런을 날리기도 했지만 최근 3시즌 동안은 평균 10개가 채 되지 않았다. 김경언은 지난해 8홈런이 2001년 데뷔 후 한 시즌 최다였다. 기대하지 않았던 타자들이 깜짝 홈런을 날려준 셈이다.

    ▲롯데, 블론세이브 1위 맞네

    한화가 잘 쳤지만 한편으로는 롯데 불펜의 난맥상이 다시 한번 각인됐던 경기였다고도 볼 수 있다. 올 시즌 내내 발목을 잡았던 뒷문에 또 한번 뒷목을 잡게 됐다.

    올해 롯데는 어느새 10개 구단 중 블론세이브(BS) 1위가 됐다. 시즌 중반이던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두산이 10개, 롯데가 7개였지만 50일 사이에 전세가 역전됐다. 롯데는 8일 한화전까지 15개로 그 사이에 2배 이상 BS가 불어났다. 그 기간 두산은 3개에 그쳤다.

    롯데의 BS는 시즌 성적 1위 삼성(5개)의 무려 3배에 이른다. 뒷문이 허약하니 항상 경기 중후반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게 정상인데...' 올해 롯데는 블론세이브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LG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포수 강민호(왼쪽)와 마무리 이성민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자료사진=롯데)

     

    그나마 롯데는 베테랑 정대현이 최근 복귀하면서 안정을 찾는 듯싶었다. 정대현은 지난달 28일 복귀해 1세이브 1홀드를 올려줬다. 통산 111홀드, 104세이브의 관록이 롯데 뒷문에 안정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믿었던 정대현마저도 무너졌다. 4-1로 앞선 1사 1, 3루에서 등판한 정대현은 첫 타자 조인성에게 홈런을 허용했고, 충격이 채 가시지도 전에 김경언에게 결승포를 내주고 고개를 떨궜다.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정대현까지 롯데의 고질을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전염된 모양새다. 팀 시즌 15개째 블론세이브에 4경기 만에 개인 시즌 첫 패를 안았다. 한화의 예상치 못한 반전의 한방과 롯데의 예고된 참사가 묘하게 오버랩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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