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사관 앞 반일 시위 중 분신한 80대는 부친이 항일 독립운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관련 서류 부족으로 국가 보훈 대상자 신청은 못 해 보훈 대상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후 12시 40분쯤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수요집회 현장 근처에서 최모(80)씨가 몸에 시너를 뿌리고 스스로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했다.
최씨가 분신을 시도한 직후 주변에서 불길을 본 사람들이 달려들어 담요 등으로 진화해 불은 1분여 만에 꺼졌고, 최씨는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최씨는 이날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에서 상경했으며, 현재까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협 관계자에 따르면, 최씨는 올해 초 3주 연속으로 수요 집회에 참석한 뒤 한참 동안 나오지 않다가 이날 오랜만에 다시 이곳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최씨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회원은 아니었으나 지난 2013년 5월 처음으로 시민모임 사무실을 방문해 활동을 격려한 뒤 2014년 4월부터 후원회원으로 활동했다.
최씨는 언론을 통해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이 소식을 접한 뒤 사무실을 찾아왔으며, 피해 할머니들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 재판이 있을 때마다 여러 차례 법정을 찾아 재판을 지켜보는 등 피해 할머니들을 격려하는 등 평소 국권 회복과 민족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 도중 분신을 시도한 신원미상의 남자를 구급대원들이 들 것에 실어 옮기고 있다. (윤성호 기자)
실제로 최씨는 이어 지난 6월 일제 강제 노역 피해자들이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한 항소심 재판장에서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등 사실상 준회원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