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KBL)
문태영과 라틀리프는 떠났다. 울산 모비스의 심장 양동근은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의 심장이기도 하다. 2015-2016시즌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어깨가 무거워진 함지훈(31, 198cm)이다.
함지훈에게는 차기 시즌 새로운 골밑 파트너가 생겼다. 지난 시즌 서울 삼성과 고양 오리온스에서 뛰었던 리오 라이온스다. 라이온스는 라틀리프와 농구 스타일이 다르다. 라틀리프가 정통 센터에 가까웠다면 라이온스는 외곽 공격을 더 선호한다.
그러나 함지훈은 카멜레온 같은 선수다. 파워포워드를 맡고 있지만 코트 시야와 패스 능력은 웬만한 포인트가드 못지 않다. 최근 외곽슛이 향상되면서 코트를 보다 넓게 활용하고 있다. 로우포스트와 하이포스트를 오가는 플레이가 가능한 빅맨이다.
라이온스와 어떻게 호흡을 맞춰가느냐가 중요하다.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모비스는 15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 첫 날 경기에서 52점을 합작한 함지훈과 라이온스의 활약에 힘입어 부산 케이티를 87-83으로 눌렀다.
라이온스는 주득점원 역할을 하며 31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함지훈은 득점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팀 승리에 공헌했다. 21점 13리바운드를 올렸고 어시스트도 8개나 기록했다.
함지훈은 외국인선수가 입국한 8월 초부터 라이온스와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고. 라이온스의 농구 센스가 보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맞대결을 펼칠 때는 잘 몰랐다.
함지훈은 "생각보다 농구 센스가 좋아서 처음에 놀랐다. 농구가 굉장히 뛰어난 선수"라고 말했다.
다만 고민은 있다. 라이온스는 외곽 공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선수다. 유재학 감독이 바라지 않는 그림이다. 유재학 감독은 내외곽의 밸런스를 요구한다.
이에 대해 함지훈은 "다만 외곽에 비중이 있는 선수라 미스매치가 발생하면 안쪽으로 들어가면 어떨까 얘기를 많이 한다"며 "그럴 때 하이포스트에서 안쪽으로 패스만 제대로 해주면 라이온스가 안쪽으로 들어가는 재미를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답변이다. 함지훈은 하이포스트에서 골밑으로 타이밍이 맞고 정확한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선수다. 함지훈의 의지대로 라이온스가 골밑에서 패스를 받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다면 모비스가 그리는 이상적인 그림이 완성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