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허훈 (사진 제공/KBL)
아우가 형님을 향해 먼저 장군을 날렸다. 연세대 센터 박인태가 서울 SK의 간판 빅맨 김민수의 훅슛 시도를 완벽하게 블록했다. 그러자 형님은 깔끔한 설욕으로 멍군을 날렸다. 압도적인 높이로 박인태의 골밑슛을 블록슛 했다.
18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연세대의 2015 프로-아마 최강전 2라운드 경기는 지금까지 열린 대회 경기 가운데 가장 박진감이 넘친 승부로 남을 것이다.
'아우' 연세대가 '형님' SK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96-84로 승리했다. 이로써 연세대는 원주 동부를 잡은 고려대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프로 팀을 누른 두 번째 대학 팀이 됐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는 '언더독'의 반란은 늘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날 경기는 연세대가 주도권을 잡은 가운데 SK가 추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돼 스릴이 넘쳤다.
게다가 경기는 화려했다. 형님과 아우가 쉴 새 없이 공방전을 주고 받았다. 김선형은 화려한 앨리웁, 비하인드-백 드리블을 선보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고 천기범과 허훈 등 연세대 가드들도 선배들에게 뒤지지 않는 개인기를 뽐냈다.
연세대는 47-38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2쿼터 10분 동안 SK를 28-16으로 압도했다. 박인태와 김진용이 버틴 연세대의 골밑이 김민수, 이승준, 이동준 등이 번갈아가며 뛴 SK와 대등한 경쟁력을 과시한 덕분이다.
연세대는 3쿼터 들어 팀의 간판스타 최준용이 5반칙으로 코트를 떠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좀처럼 SK의 추격에 말려들지 않았다. 허훈과 천기범은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었다. 연세대는 종종 실수를 했지만 패기와 활발한 활동량을 앞세워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갔다.
4쿼터의 해결사는 '농구 대통령' 허재 전 전주 KCC 감독의 차남 허훈이었다. 허훈은 SK의 추격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4쿼터 중반 팀의 연속 6득점을 책임졌다. 83-76으로 앞선 종료 2분26초 전 승부에 쐐기를 박은 정성호의 3점슛도 허훈의 어시스트에서 비롯됐다.
허훈은 이날 경기를 통틀어 관중들로부터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선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