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왼쪽)과 정우람. (자료사진=한화 이글스/SK 와이번스)
한화와 SK의 2파전이었던 5위 경쟁의 양상이 급격히 변했다. 한화가 7연패, SK가 5연패를 당하는 사이 KIA가 5위 자리를 꿰찼다. 격차도 제법 벌어졌다. 한화는 2.5경기 차, SK는 3.5경기 차로 KIA에 뒤진 상태다. 후반기가 시작할 때 5위 한화와 6위 SK가 1경기 차, 6위 SK와 7위 KIA가 4경기 차였지만, 최근 연패로 순위가 뒤집혔다.
일단 한화와 SK 모두 타선이 침묵하고 있다. 한화는 7연패 기간 동안 17점을 냈다. 경기 당 3점이 채 안 되는 득점이다. SK도 마찬가지다. 5연패를 당하는 동안 10득점에 그쳤다. 경기 당 2점 밖에 못 만들어낸 셈이다. 이기기 어려운 타격이었다.
또 다른 문제는 뒷문이다.
5위로 올라선 KIA는 외국인 투수 에반 믹을 불펜으로 돌리면서까지 뒷문을 강화했다. 마무리 윤석민까지 뒷문이 탄탄하다. 최근 3승1패를 거두는 동안 2점 차 이내 승부에서 윤석민이 3세이브, 에반이 2홀드를 기록했다. 에반의 불펜 전환은 일단 성공적이다.
반면 한화와 SK의 공통점은 뒷문이 불안하다는 점이다. KIA가 시즌 내내 윤석민 마무리 체제로 버텨온 반면 한화, SK 모두 마무리를 바꿨다. 특히나 최근 마무리들이 흔들리면서 연패에 빠졌다.
먼저 한화는 권혁이 무너졌다. 연패가 시작됐던 13일 넥센전에서 ⅓이닝 2실점하더니 15일 삼성전에서는 ⅔이닝 3실점, 16일 삼성전에서는 ⅔이닝 2실점하며 연거푸 패전 투수가 됐다. 넥센전에서는 추격 상황에서 주저앉았고, 삼성과 2연전은 권혁의 난조와 함께 모두 역전패했다.
20일 케이티전에서도 뒷문 불안이 그대로 노출됐다. 윤규진마저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빠진 상황에서 추격조를 꾸리기조차 어려웠다. 2-4로 뒤진 상황에서 배영수가 2실점, 박정진이 1실점하며 추격의 끈을 놓쳤다.
뒷문이 정비되지 않는다면 한화의 연패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SK도 상황은 비슷하다. 6월 중순부터 정우람에게 마무리를 맡겼지만, 여전히 뒷문이 불안하다. 정우람은 7~8월 평균자책점이 6.19까지 치솟았다. 7세이브를 올리기는 했지만, 중간 계투로 뛰었던 때의 강력함이 사라졌다. 에이스 김광현이 연패 스토퍼로 나선 20일 넥센전에서도 결국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